
이 지역은 한 때 그린벨트로 묶여있던 우면동 꽃나무 비닐하우스 지역의 개발과 성남과 용인 과천까지 연결되는 도로는 할인점간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4개도시 인접·최대 상권
이들 할인점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곳은 양재IC부근으로 겉보기에는 외곽이라는 느낌이 강한 곳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사옥이 들어서있고, 인근지역인 우면동 개발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발전가능성이 어느 곳 보다도 크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우면동 일대를 국민주택 건설 예정지로 발표한데 이어 올해는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등 본격 개발이 진행된다.
꽃나무 비닐하우스로 유명한 우면동을 관할하고 있는 서울시 서초구청은 이 지역을 IT(정보통신)와 전자, 자동차 등 첨단산업의 R&D(연구개발) 센터로 최적의 조건을 가졌다며서 대기업과 연구기관 유치에 심혈을 귀울이고 있다.이와함께 서울시는 국민임대주택을 추진하고 있다. 구청과 시의 입장이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임대주택이든 산업단지든 그동안 외면돼 왔던 우면동의 개발이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제2의 부동산 바람을 불고왔던 판교와의 거리가 가깝고, 베드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분당지역의 고객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다 오는 2008년 완공예정인 용인시 영덕리~양재 민간고속도로도 이 지역의 상권이 확대되는데 한 목 할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이로 인해 양재지역 할인점의 고객은 강남을 비롯 판교와 분당 용인·과천가지 무려 4개시에 걸쳐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터줏 대감 하나로클럽
인지도·가격경쟁력 우위
단일매장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농협 하나로클럽은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랬동안 영업을 해오면서 지역주민들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하나로클럽은 신선식품과 전통 먹거리의 강점을 무기로 저변확대를 꾀하고 있다. 매장의 35%가 청과류이고, 양곡류(15%) 축산물(20%) 수산물(10%) 특수가공(15%) 생활용품(5%)로 전체 상품가운데 1차 생산품이 70%를 유지하고 있어 다른 할인점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전국 500여 산지 농협에서 엄격한 검품기준에 의해 출하돼 규격화·포준화된 100% 우리농산물만 공급하고 있다.
하나로클럽은 지난해 3,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6년연속 단일매장 매출 1위를 지키고 있고, 하루고객이 1만여명이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중인 리뉴얼 공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7월1일이면 소매매장이 3,600여평으로 늘어나고 1만여평에 이르는 도매매장까지 합치면 국내 최대 규모의 할인매장이다.브랜드로서의 가치로 따지면 하나로클럽과 격차가 없는 이마트의 등장과 함께 강남지역 할인매장에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로클럽은 자신들의 장점인 1차 생산품 부문에서 아직까지 큰 동요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실제 딸기의 경우 이마트가 오픈기념 가격으로 내놓았던 것이 750g에 3,100원이었지만, 하나로 클럽은 500g에 2,000원으로 더 쌌다. 1차 생산품의 가격경쟁력에서의 우위를 확실히 보인 셈이다.
마케팅에서도 구매실적의 0.2%를 마일리지로 적립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하나로플러스 포이트 제도’를 운영중이며, ‘품질만족보상제’를 실시 품질과 신선도에 만족하지 못하면 방문시 100% 교환 또는 환불을 해주고 있다.
고기에 적힌 코드를 단말기에 입력하면 산지와 사육자의 이름, DNA검사 결과 등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어 소비자의 신뢰부분에 대한 평가가 높다.
하나로클럽은 이와 함께 오는 4월 SK텔레콤 가입자 1,400만명을 대상으로 휴대폰으로 쇼핑정보와 장보기대행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으로 서비스 다각화를 통한 선두 유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 하나로클럽 관계자는 “이마트는 공산품이고 코스트코은 수입품이 중심인데 비해 하나로클럽은 농산물 중심으로 주력 품목이 서로 다르다”면서 “농산물과 신선식품에 강점인 이점을 더욱 실리는 차별화 전략을 꾀할 것”이라고 말햇다.
이 관계자는 “실제 인근 대형할인점이 입점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매출에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주위의 우려는 상당부분 사라졌다”고 덧 붙였다.
이마트, 코스트코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
지난 2월24일 개장 후 3월9일까지 14일간 이마트 양재점의 매출은 132억원으로 1인당 8만2,000원에 이른다. 뿐 만 아니라 방문고객수도 16만1,000명으로 고객의 발길이 끊이 않고 있다. 양재점은 이 같은 활황으로 당초 목표로 잡았던 1,600억원의 연간 매출액이 2,000억원대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남지역 여건이 타 지역보다 우수하다는 입지조건을 반영하듯 그동안 매출에 중심이었던 중·저가에 비해 고가 제품의 선호도가 높은 것에도 한 층 고무돼 있다. 특히, 등산과 레저 관련 상품과 골프, 고급와인 등의 판매가 높다.
이마트 양재점 관계자는 “양재점을 이용한 고객들은 프리미엄급 상품과 상대적으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매장 환경에 큰 만족을 나타내고 있다”며 “차별화된 상품을 추가로 보완해 강남의 대표적인 할인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130여종의 와인을 판매해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 명성이 높은 미국 도매업체인 코스트코 홀세일도 국내 대형 할인점의 틈바구니에서 수입품 위주의 영업을 지속하는 등 전혀 다른 색깔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창고형 매장이면서 연간회원을 중심으로 한 코스트코는 판매하는 제품단위가 타 할인점보다 크지만, 수입품을 위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일반 매장에서 볼 수 없던 상품의 구매가 가능해 차별성이 뚜렷하다. 와인종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판매를 하는 코스트코의 주력상품이다.
신종명기자 skc113@sis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