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요 상품 자급화 및 경쟁 심화 등으로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진 상황에 미·중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렇게 미·중 신냉전 속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급격히 재편되는 국면을 맞이하면서 업계에선 한국 소부장 산업의 발전 전략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국내 소부장 업계의 매출 타격에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연장안이 22대 국회 출범 이후 폐기되면서이다.
특히, 국내에선 반도체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 지원과 세액 공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K-칩스법’ 연장안이 폐기되면서 소부장 업계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K-칩스법 등 세액지원을 늘리고 규제를 푸는 산업진흥 법안 통과가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됐어야 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통상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치권이 최소한 기존 세제 혜택만큼은 보장했어야 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지난 5월 정부가 제조시설, 팹리스, 소부장, 인력양성 등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대해 26조원 규모의 추가적인 반도체 종합지원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다소 취약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와 소부장 기업을 키우기 위한 펀드를 확대와 직접 보조금 대신 국가전략기술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연장 등 세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개정 K-칩스법’은 한시적 법안으로 2024년 일몰 예정돼 21대 국회에서 ‘개정 K-칩스법’ 통과가 필요했다.
‘K-칩스법’은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지원제도가 담겨 있다. 해당 법안은 세액공제 기한 6년으로 늘리고 기존에 이익 기업에만 공제 혜택을 제공했던 맹점을 풀어내 일선 소재 · 부품 · 장비 중소기업까지 실질적 지원 범위을 넓혀 업계 기대가 컸다.
현행법은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에 대해 대기업·중견기업에는 15%, 중소기업에는 25%의 세액 공제를 적용하고 있다. 반도체 투자 활성화와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일몰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재계는 물론 정부도 힘을 싣고 있다.
다행히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도체 시설투자에 세액공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데 큰 이견이 없다. 올해 말 일몰을 앞둔 ‘K칩스법’이 재추진된다. 반도체 등과 같이 국가전략기술 범위에 속하는 시설과 연구개발 투자를 한 기업에 최대 24%, 50% 비율로 법인세를 공제해 돌려준다는 내용이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1일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K칩스법 일몰 연장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투자에서 정책 지원을 받는 소재·부품·장비 기업은 세액공제 지원 불확실성이 커져 불안감이 커진다.
중소·중견기업은 R&D 개발을 소홀히 할 경우 위기감이 상당하다. 기술 경쟁력에서 크게 뒤처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수요기업 수주 경쟁에서도 탈락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곧 정부가 제시한 소·부·장 생태계 육성 정책 실효성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국내 투자와 고용을 줄이는 기업이 늘어나는 등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중국 101조원, 미국 68조원, 유럽연합(EU) 62조원 등 한국의 반도체 경쟁국들은 기업에 직접적으로 보조금을 주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국만 아니라 해외 기업들까지 끌어모으며, 자체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대규모 지원금(4,760억엔)을 통해 TSMC는 구마모토 공장을 당초 목표보다 3년 앞당겨 준공했다. 특히,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분야를 전방위적으로 옥죄자 중국이 대규모 반도체 투자에 나서 자급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 국회가 법안 처리를 미뤄 국내 반도체 산업에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반도체 투자 활성화와 산업 발전을 위해서 ‘K칩스법 일몰 연장’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