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은혜 의원(국민의힘, 경기 분당을)이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로부터 제출받은 내부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내부 감사보고서에는 직무 관련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거나 자택 인근 식당에서 법인카드를 사적 유용하는 등 LH 직원들의 심각한 일탈 행위가 담겨있다.구체적으로 기계설비를 총괄한 A 처장은 2019년 당시 자신과 함께 특허를 공동 출원했던 B업체의 대표에게 LH의 구매계획이 명시된 2등급 비공개 문서를 전달했고, LH 내부 실증실험 공간을 제공하는 등 편의까지 제공했다.
이를 통해 B업체는 공모사업에 선정돼 LH와 공동으로 ‘복합환기 시스템’ 개발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A처장은 공모참여 다음 날 배우자 명의로 B업체의 비상장주식 283주를 매입했고, 과제선정 이후 1,103주를 추가 매입했다.
이후 A처장은 과제 성공판정 이후 보유주식을 전량매도해 최소 1억 2,100만원, 최대 4억 1,600만원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됐다. 2023년 7월 외부 제보로 이를 인지한 LH는 A처장을 파면 조치하고, B업체 대표와 함께 고발했다.
LH의 내부감사보고서에는 법인카드를 사적 유용한 사례도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LH의 C팀장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총 77회 1,584만원 상당을 자택 인근에서 가족, 지인들과 사적용도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이 금액은 C팀장이 사적 사용을 인정한 금액으로 추가 사적 사용 의심액을 포함하면 사적유용금액이 2천만원(총 98회)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C팀장은 “토지판매 관련 극심한 민원 대응과 많은 외부행사 수행 중 적극적 업무를 위해 주말 민원인 응대 및 외부행사 진행 과정에서 개인 비용을 다수 지출했고 이를 보전하는 차원에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라며 자신의 법인카드 사적유용 행태를 두둔하기도 했다.
C팀장은 현재 감사실에서 파면 요청을 했고, 인사위원회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유지보수공사를 관리하는 직원이 LH 사업에 조명기구를 납품하는 업체에게 금품을 수수하는 것은 물론 빌린 돈을 갚지 않는 행태도 드러났다.
D과장은 조명기구 납품업체(이하 E업체) 본부장에게 수차례 돈을 요구하며 1,000만원을 수주하였고, 2021년 LH 부동산 투기 의혹에 따른 내부통제가 강화되자 그간 수수한 돈을 빌린 것으로 하자며 차용증을 작성해 E업체 본부장에게 전달했다.
금품을 수수한 D과장은 이후 E업체 대표에게 LH의 조명기구 발주예정 현황 자료를 제공하는 등 업체의 편의를 봐주기도 했다.
또한 D과장은 다른 조명기구 납품업체인 F업체 이사에게 9차례에 걸쳐 총 3,399만원을 차용했으며, 여전히 변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혜 의원은 “LH의 도덕적 해이는 늘 말뿐인 미봉으로 덮어졌다”라며,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로 LH가 혹독하게 자기 자정 능력을 회복하지 않으면 비위 백화점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