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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환경호르몬 보도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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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방송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주방용품의 최대 히트작이라고 할 만한 밀폐용기에서 환경호르몬이 나오고, 그로 인한 피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밀폐용기는 홈쇼핑과 백화점, 할인마트 등에서 날개 돋치듯 팔려나가 각 주방에 없는 집이 없을 정도로 흔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보도 이후, 밀폐용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싸늘하게 변했다. 반사작용으로 유리용기와 옹기가 불티나게 팔린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만두파동, 김치파동에 이젠 식품의 용기파동을 우려하게 됐다. 설상가상 업계 간 밥그릇 다툼에 소비자의 외면이 확산되면서 플라스틱 업계 전반적인 위기를 몰고 왔다.

락앤락, 환경호르몬에 안전한가
방송이 나가고 각 포털 사이트와 방송사 게시판엔 “플라스틱 밀폐용기가 이처럼 유해한 것인지 몰랐다”며 충격적인 반응의 글들이 쏟아졌다. 보도 이후 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팽배하다. 환경호르몬 논란은 곧 판매 급감으로 이어졌다. 업계는 관련업체 대부분이 중소 제조업체로 이번 파동으로 도산하는 기업이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한다. 플라스틱 밀폐용기 제조업체인 E 업체 관계자는 요즘 ‘죽을 맛’이다.
회사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홈쇼핑 판매 히트상품으로 매출을 올리며 거의 홈쇼핑에 의존하다 시피 했는데, 이번 일로 홈쇼핑 판로도 막히고 암담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밀폐용기 전문업체 (주)하나코비 관계자는 “정확히 밝힐 순 없지만 내수 판매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제조업체는 조만간 협동조합을 발족해 공동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기피현상이 나타나면서 유리그릇 ‘글라스락’을 제조하는 삼강유리는 판매 호조로 반사효과를 보고 있다.
불나는 데 기름 부은 격으로 경쟁업체 간 비화는 사태를 더 확산시켰다. 주방용품 전문업체인 코멕스산업은 일간지 광고를 통해 ‘락앤락’ 제조사인 하나코비를 간접적으로 겨냥해 “PC(플라카보네이트)를 이용한 밀폐용기가 환경호르몬을 발생시킨다”면서 자사 제품은 무해함을 주장했다. PC는 플라스틱 용기재질로 사용되는 원료로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가 검출되는 것으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하나코비는 “코멕스 산업이 허위 광고를 내 손해를 봤다”며 20억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맞받아쳤다.
하나코비는 자사 제품이 미국 FDA 승인은 물론 각종 식품용기 적합검사를 받았다며 경쟁사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반론한다. 정작 밀폐용기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요소는 해소되지 못한 채, 환경호르몬 논란은 결국 경쟁 업체 간 법정 비화로 이어졌다. 논란의 핵심은 ‘PC로 만든 제품’이다. 모든 플라스틱 밀폐용기가 유해한 것이 아니라 PC제품에서 문제의 환경호르몬이 배출되고, 이 제품을 만드는 대표적인 업체가 ‘하나코비’라서 더욱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코멕스도 PC제품 생산했다 리콜
하지만 하나코비는 자사의 PC제품은 전체의 5%에 불과하며, 식품용기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으로 전혀 유해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검출량이 극미량으로, 인체에 무해한 정도라는 설명이다. 비스페놀 A 기준은 EU, 미국, 한국, 일본 등에서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식품의 안전성과 위생에 관한 기준이 엄격한 일본의 후생성 기준을 따르고 있다.
일본의 비스페놀 A허용 섭취량은 1일 0.05mg/kg으로 규정하고 있다. 용출시험의 제한 기준은 2.5ppm 이하로, 500분의 1인 0.005ppm이하가 되면 불검출 판정을 받는다. 하나코비 측에 따르면 락앤락의 비스페놀A 검출량은 최근 식약청에서 지정한 연구기관에서 의뢰한 실험 결과에서도 ‘불검출’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비스페놀A 검출실험은 기준치인 0.005ppm 이하에 해당하면 검출량과 상관없이 ‘불검출’로 판정된다.
하나코비 김창호 사장은 “이는 두부 반모에 포함돼 있는 여성 호르몬 수십 분의 1보다 적은 양이며,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방출되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없다”면서 “이 정도가 유해하다면 환경오염에 항상 노출돼 있는 상황에서 숨도 쉬지 말고 물도 마시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락앤락 제품에서 비스페놀A 성분이 검출되긴 하나, 그 정도가 유해하지 않는 정도의 ‘극미량’이라는 해명이다. 락앤락 제품의 유해성을 지적한 코멕스 산업 관계자는 “특정업체를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실 소비자가 안전한 제품을 쓰게끔 정확한 정보를 주려고 했을 뿐인데 양사 공방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PC소재는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와 학계에서 유해성을 제기하고 있다. 타사 PC제품이 기준치만 해당 안 되는 거지 극미량이라도 검출된 것 맞지 않냐”고 반론했다.

소비자 선택에 맡길 뿐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코멕스 산업은 최근 하나코비에 대한 비방광고로 업계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혼자 살겠다고 업계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은 주범처럼 지목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멕스 측은 “PC제품 자체가 유해한 게 아니라 식품용기로 쓰임으로 인해서 유해성이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작 이런 지적을 했던 코멕스 산업도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전에 PC제품을 생산한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호르몬 논란이 발생하기 직전인 9월 초 생산해서 판매했다가 성급히 리콜에 들어가 제품을 수거했다. 코멕스 산업 관계자는 당황해하면서도 “그 제품은 3일간 162개가 팔렸다. OEM(생산자주문방식)으로 만들어 중간과정을 알 수가 없었고 나중에야 임원진이 알게 돼 성급히 거둬들였다”면서 “시기상 오해를 살만한 여지는 있지만 광고 지면상엔 ‘밀폐용기에 있어 PC제품을 만들지 않았다’고 표기해 지면상 문제될 건 없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번 사태로 소비자가 혼란에 빠졌다. 직접 대상자인 소비자 입장에선 ‘최소한’이라도 나쁜 성분이 검출된 제품을 어떻게 믿고 쓸 수 있겠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식약청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을 소비자가 믿고 써도 되는 것일까.
그건 한마디로 “모르올시다”다. 다만 소비자의 선택에 맡길 뿐이다. 식약청은 지난 10월 25일 뒤늦게 “안전성에 문제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 이전 식약청 용기포장팀 관계자의 설명은 약간 달랐다. “비스페놀A 검출시험은 일정 기준규격을 갖고 있고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이 그 기준에 적합한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것. 하지만 극미량이라도 검출도 장기적으론 유해의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식약청 관계자는 “사실 극미량이 아니라 전혀 안 나오는 게 제일 좋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게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 게 제일 좋긴 할 것”이라고 애매한 입장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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