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사업을 않고도 맨몸으로 억대 연봉을 일구는 사람들, 그들은 누구인가. 이들은 웬만한 중소기업 사장보다 낫다. 아니, 요즘은 경기가 워낙 안좋아 문을 닫는 영업장들이 크게 늘고 있어서 어쩌면 그들보다 훨씬 형편이 낫다. 별도의 투자금을 들이지 않고도 자신의 지식과 정보로 자기 몸값을 불리기 때문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억대 연봉자’의 대열에는 기존의 대기업 임원, 연예계.스포츠 스타, 자동차 판매원, 보험설계사, 쇼핑호스트, 카드 설계사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영업력’에 있다. 영업력이 뛰어난 인재에게 회사는 기꺼이 억대의 연봉을 지불한다. 왜, 그들은 회사에 자기 몸값의 몇 배 이상의 이익을 주기 때문이다.
‘카드설계사’도 억대 연봉시대
최근 경기불황이다, 내수부진이다 하지만 억대 연봉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 6일 발표한 ‘국세통계 연보’에 따르면 과세표준액이 8천만원을 넘은 근로소득자는 지난 2005년 5만3천여명으로 전년보다 무려 29%나 늘어났다.
8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이 2만2천여 명, 1억원 이상이 2만3천여명, 2억원 이상 4천여 명, 3억원 이상 2천500여 명이었고 5억원 이상에 해당하는 인원도 1천600여명에 달했다. 총급여에서 각종 소득공제액을 뺀 과세표준액이 8천만원 이상은 사실상 억대 연봉자에 속한다. 과표 8천만원 이상 고소득자들은 지난 2001년 1천명에서 2002년 2만8천명으로 급증, 2003년 3만1천명, 2004년 4만1천명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억대 연봉자 중에 한가지 두드러진 점은 ‘카드설계사’라는 신종 직종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카드설계사는 최근 카드회사의 고객 유치 경쟁으로 카드모집인이 크게 늘면서 나타난 신종직업이다. 현대카드는 신규회원 1천명 이상을 유치한 CP(카드모집인)에게 주는 ‘탑 오브 더 이어 어워즈(Top of the Year Awards) 시상식을 지난 1월 30일 가졌다.
이때 총 33명의 카드 모집인이 이 상을 탔고 이들은 평균 1억 5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주부 김미전(41) 씨는 지난해 2천853명의 신규회원을 모집해 2억 3천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다. 카드 모집인이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데는 고객의 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성과급 제도 때문이다. 단지 카드발급 건당 수수료를 주는 식이 아닌, 카드 이용 수수료를 크게 늘리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억대 연봉자의 토종격인 자동차 영업사원 가운데 지난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은 사람은 총 118명에 달한다. 이들 역시 꾸준히 늘고 있어 2005년 91명에 비해 30% 나 늘었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1억 2천만원이며 차량 판매대수는 한 사람당 평균 170대에 달한다. 이중 전체 자동차 판매왕은 244대를 팔아 1억5천만원을 받은 현대자동차 직원으로 알려졌다. 반면 자동차를 한대도 팔지 못한 사원도 있어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스타급 영업사원은 불황을 모르고 실적이 늘고 있는 반면 한달에 차 한대도 계약을 하지 못한 무실적자도 적지 않는 등 판매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고액 연봉 따라 전문직 종사자도 ‘전업’
성과급 체계가 잘 돼 있는 영업 쪽에 억대 연봉자가 속출하면서 고수익 전문직 종사자들의 전업도 늘고 있다. 이미 의사, 회계사, 교수, 연예인, 스포츠 선수 등 다수의 고수익 전문직 종사자들이 보험설계사나 자동차 판매사원으로 전직을 한 사례가 적지 않게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보도됐다. 그러나 반드시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로 일부 외국계 생보사에 근무했던 전직 변호사 및 교수들이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이탈한 경우도 있다.
얼마 전 삼성그룹은 대규모 인사를 단행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은 그 명성만큼이나 화려하게 임원진에게 거액의 연봉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임원 직급 중 가장 낮은 상무보는 성과급을 제외하고라도 억대 연봉자로 등극한다. 전무부터는 직책과 성과에 따라 3~5억 정도를 받고 부사장급들은 대개 8억에서 15억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맨’들이 억대 연봉을 받는 것은 최근 은행권의 호황기와 더불어 빛을 발하고 있다. 작년 재정경제부 감사자료에 따르면 전국 19개 은행의 억대 연봉자는 전체의 4.6%인 4천78명에 달한다. 억대를 받는 은행원수는 지난 2002년 564명에 비해 7.2배나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다. 산업은행은 억대 연봉자가 무려 전체 직원의 13.3%나 됐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이 결코 쉽지 많은 않았다는 공통점 역시 갖고 있다. 끊임없이 자기와의 싸움을 하며 자기관리에 소홀하지 않고 목표한 바, 최선을 다한다는 점이다.
한 조사에서 우리나라 억대 연봉자들의 성향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었다. 조사에서는 억대 연봉자들은 사회 진출 후 억대 연봉을 받기까지 평균 14년 정도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억대 연봉을 결정하는 3대 요소로는 능력(85.9%), 성실성(78.2%), 업무실적(75.3%)이 꼽혔다. 성실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성과가 좋게 나와야지 비로소 능력이 인정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억대 연봉자들의 행동패턴
■ 평일 평균 10시간 34분 일한다.
■ 평균 수면시간은 5시간 50분
■ 담배 안 피운다 65%
■ 억대 연봉에 이르는 데 평균 13년 5개월 걸려
■ 재테크 수단은 예적금. 부동산.주식. 국내외 펀드 순
■ 전문성. 성실성. 글로벌 마인드 뛰어나지만 영어 구사력. 건강은 중간 수준
■ 매사에 자신감 넘치는(78%) 낙관론자들(77%)
■ “실패도 자산이다”(70%), “위기 두렵지 않아”(58%)
■ 인맥 관리 신경 많이 쓰고(63%) 책 많이 읽어(58%)
■ 건강에 신경 많이 쓰는(56%) 가정적인(55%) 타입
■ “젊게 산다” 소리 자주 듣는(53%) ‘아침형 인간’(53%)
■ 부하직원들과 부딪치지 않는다(54%)
<월간중앙 12월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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