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 한국에서 '코리안 드림'을 꿈꿨던 몽골의 농구선수가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상대로 싸운다.
몽골은 22일 오후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농구 A조 예선에서 쿠웨이트에 81-82로 패해 A조 2위로 12강 결선리그에 진출했다.
이로써 몽골은 결선리그에서 24일 한국과 대결하게 됐다. 유재학(51)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의 대회 첫 상대이다.
공교롭다. 몽골대표팀의 주장 밧투브신 빌궁(25)은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입학 허가증까지 받았던, 한때 한국에서 농구 스타를 꿈꿨던 청년이다.
'이용'이라는 한국이름도 있었다.
몽골보다 환경이 좋은 한국에서 농구선수의 꿈을 키우기 위해 왔던 '농구 유학생'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센터 부족에 허덕였던 학생 무대에서 한국 관계자의 눈에 들었다.
밧투브신은 몽골 이적생 1세대에 해당한다. 현재 고교농구에는 강바일(양정고), 강호일(홍대부고) 등 몽골 출신의 형제가 연일 구슬땀을 쏟으며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있다. 이들에게는 대선배격이다.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한국을 찾은 그는 서울 대진고를 다녔다. 201㎝의 큰 신장을 자랑하며 포워드와 센터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좋은 신체조건 때문에 대학교 감독들의 영입 표적이 되기도 했다.
2010년 동국대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대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에는 미리 동국대 농구부에 합류해 동계훈련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귀화 절차를 밟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특유의 학원 스포츠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던 그는 입학 허가증만 받은 채 동국대에 입학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한국을 떠났다.
예정대로 동국대 10학번으로 입학했다면 '경희대 빅3'로 불렸던 김종규(23·LG), 김민구(23·KCC), 두경민(23·동부)과 동기생이다. 수준급 기량을 보유했기에 지금쯤 프로농구 무대에서 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표팀의 주장으로 자리해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한국을 다시 찾았다.
그는 "고향(몽골)에 돌아간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그냥 한국에 다시 와서 경기를 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무척 좋다"며 "지금 잘 되는 플레이는 모두 한국에서 배운 것들이다.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몽골은 수비가 좋다. 서로 도우면서 하는 선수들의 호흡도 잘 맞는다"며 "지난해 한국과 만나서 졌다. 이번에 한국과 만난다면 열심히 하고 싶다"고 했다.
성사됐다.
한국과 몽골의 12강 결선리그는 24일 오후 6시30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의 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