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오만과의 후반전과 호주전을 참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시 이정협(24·상주)을 향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을 앞두고 있는 축구대표팀에서 그의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2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15 호주아시안컵 8강전을 벌인다.
이기면 4강, 지면 탈락인 두 갈래 길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는 비교적 만족스럽지 못했던 조별리그 1, 2차전과 가능성을 봤던 호주와의 3차전에서 8강전 대비 모범 답안을 찾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날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오만과의 후반전에 나온 기술적인 부분과 호주전때의 투지 등 정신적인 부분을 참고해야 할 것 같다. 두 경기의 장점을 잘 조화롭게 이어간다면 이후 경기들에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조별리그 3경기에서 매번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바꿔왔다.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인해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고 그보다는 만족스럽지 못한 내용이 더욱 컸다.
오만과의 1차전에는 조영철(26·카타르SC),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는 이근호(30·엘 자이시), 호주와의 3차전에는 이정협이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기용해 테스트를 했다.
1, 2차전과 3차전에서 보여준 한국의 플레이 스타일은 전혀 달랐다. 앞선 2경기에서 볼을 오래 소유하는 점유율 축구를 펼쳤다면 호주전에서는 점유율을 포기하고 포지션 플레이를 선보였다.
오만전(67.8%)과 쿠웨이트전(50.8%)에서 상대보다 우위를 점했던 한국은 볼 점유율이 강한 호주를 상대로 전방 압박과 빠른 역습을 노리는 전략으로 나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철학을 내려놓고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이 볼을 오래 소유하지 않는 플레이 스타일을 고려해 다시 점유율 축구로의 복귀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타깃맨인 이정협은 다시 후반 조커로 돌아가고 조영철이 원톱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정협이 선발 출전한 호주전의 한국 볼 점유율은 30%대에 그쳤다. 오만전(67%), 쿠웨이트전(50%)에 비해 크게 뒤졌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오만과 호주전을 예로 들며 선발 카드 구성에 대해 암시했다. 오만전의 기술적인 부분과 호주전의 정신적인 면을 강조했다.
2경기를 토대로 좁혀본다면 이정협이 원톱으로 나설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론도 가능해진다.
이정협은 오만전에서 후반 27분 조영철 대신 교체 투입돼 최전방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비록 오픈 찬스 때 과감한 슈팅을 시도하지 않아 강한 질타를 받기는 했지만 가능성을 보였다. 좌우 측면과 중앙 등을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풀타임을 뛰었던 호주전은 나무랄 데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3차례의 슈팅을 날렸고 그 중 2개가 유효슈팅이었다. 골까지 넣었다.
거의 중앙 미드필더처럼 움직이며 최전방에서의 강한 압박으로 호주의 패스 줄기를 끊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그라운드에 가장 먼저 쓰러진 선수도 이정협이었다.
오만과의 베스트 11을 정확히 맞힌 '족집게' 이영표(38) KBS해설위원도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이정협이 최전방에 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의 예상안에 따르면 이정협이 최전방에서 버텨주고 손흥민(23·레버쿠젠)·남태희(24·레퀴야)·조영철이 2선 공격을 책임진다.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박주호(28·마인츠)가 중원에서 중심을 잡고 김진수(23·호펜하임)·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곽태휘(34·알 힐랄)·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가 포백라인을 구성한다. 골문은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지킨다는 것이 이 위원의 전망이다.
우즈베키스탄을 격파할 최전방 공격수로 다시금 주목 받고 있는 이정협이 선발로 나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