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프로농구 창원 LG의 포인트가드 김시래(26)가 친정팀 울산 모비스를 울렸다.
LG는 27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외국인선수 데이본 제퍼슨의 맹활약에 힘입어 81-74로 승리, 9연승을 질주했다.
제퍼슨이 37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지만 포인트가드 김시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40분 풀타임을 뛰는 동안 빠른 공격 전개를 선보이며 5점 7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LG에서 제퍼슨과 김시래만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시래의 진가는 수비에서 나왔다. 모비스의 야전사령관이자 국가대표 주전 가드 양동근을 무득점으로 막았다. 1어시스트 1리바운드 2스틸에 그쳤다.
양동근은 앞서 LG와의 2~4라운드 맞대결에서 각각 20점, 24점, 25점을 올리며 승리의 중심에 섰다.
양동근이 무득점을 기록한 것은 올 시즌 처음이자 개인 통산 6번째다. 평소 기복이 심하지 않은 모습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김시래는 28일 "앞 경기에서 (양)동근이 형에게 너무 많은 실점을 허용했다. 형의 득점을 막기 위해 죽기 살기로 따라다녔다"고 했다.
김시래에게 모비스는 친정팀이고, 양동근은 멘토다. 2012~2013시즌 모비스에서 데뷔한 김시래는 양동근과 함께 앞선을 책임지며 모비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모비스의 우승이 확정된 다음날 곧장 LG로 트레이드됐다. 앞서 LG와 모비스가 정규리그 중에 단행한 외국인선수 트레이드 과정에서 김시래의 LG 이적이 정해졌다.
김시래는 지난 시즌 LG에서 정규리그 1위의 기쁨을 맛봤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와 양동근의 위력을 절감하며 무릎을 꿇은 경험도 있다.
김시래는 '양동근의 무득점'에 대해 "선수는 누구나 컨디션이 좋은 날도 있고, 안 좋은 날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팀이 이겼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만족한다"고 했다.
그러나 별도로 모비스와 양동근의 경기를 챙겨보며 전술과 플레이 유형을 많이 연구했다.
그는 "4라운드에서 동근이 형에게 25점을 주고 나서 생각을 많이 했다. 결국 동근이 형이 활발하게 공격하고, 점수를 많이 올리면 모비스는 더 무서운 팀이 되는 것 같았다"며 "나의 공격은 보지 않더라도 동근이 형만 쫓아다녀야겠다는 생각으로 붙었다"고 했다.
이어 "상황에 따라 뒤에 있는 빅맨들에게 도와달라는 부탁도 사전에 했다"고 했다.
LG는 최근 김시래와 유병훈이 이끄는 빠른 공수 전환의 완성도가 매우 높아졌다. 흐름이 빠르고 좋다. 유연성도 갖췄다.
김시래는 "제퍼슨이나 (김)종규 모두 열심히 뛴다. 코트에 있는 5명이 다 공격적으로 달려들기 때문에 빠른 공격이 잘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LG(21승20패)는 모비스를 잡으며 자신감을 얻었고, 6강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4위 고양 오리온스(22승18패)와의 승차는 한 경기 반으로 좁혔고, 공동 6위 부산 KT, 인천 전자랜드(이상 19승21패)와의 승차는 한 경기 반으로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