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제가 한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진심으로 사과 드리겠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한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해외 원정도박'에 대해 사죄했다.
그는 기자회견에 앞서 공식사과를 하며 "좋은 소식을 떠나 이런 인사를 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야구장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실망을 안긴 분들에게 사죄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환경에서 경기를 뛰게 됐는데 야구장에서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사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오승환에 대해 재판 없이 벌금 700만원 약식 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8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오승환이 KBO리그에 복귀할 경우 소속팀 총 경기 수의 50%에 해당하는 경기를 출전할 수 없도록 했다.
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와 맺은 세부 계약조건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7년 구단 옵션이 포함된 1+1년 계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출장과 성적에 따른 옵션을 포함한 계약 총액은 1100만 달러 정도 규모로 알려졌다.
26번을 달고 팀의 셋업맨 역할을 담당하게 될 오승환은 팀의 마무리를 맡고 있는 트레버 로젠탈이 문제가 생기면 공백을 바로 메꿀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승환은 "아직까지 자리에 대해서는 감독과 구체적인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이번 스프링캠프 때 감독 및 코치진과의 상의를 통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결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세인트루이스는 월드시리즈에 나갈 수 있는 기량을 가진 팀"이라며 "미국에 건너가서 월드시리즈에도 나갈 수 있는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목표에 대해서는 "수치적인 목표는 없다. 메이저리그는 한국이나 일본보다 경기 수가 많아 보직을 맡으면서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대답했다.
그는 "메이저리그라는 무대에 서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고 나 또한 한국과 일본에서 많은 준비를 해왔다"며 "평균자책점 3점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류현진 등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다른 한국선수들에 대해서는 "배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할 생각"이라며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승환은 비자문제가 해결되는 즉시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한다. 캠프는 2월1일부터 준비가 되기 때문에 일찍부터 건너가 몸 만들기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