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한국 축구가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이라는 대기록의 문턱에서 카타르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났다.
한국은 23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수하르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8강전에서 1-0 신승을 거뒀다.
토너먼트의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한국은 개최국 카타르를 제물로 결승 진출을 노린다.
반환점을 돈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카타르의 장점으로는 공격진이 꼽힌다. 카타르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16개팀 중 가장 많은 9골을 넣었다. 2-1로 이긴 북한과의 8강전을 포함해 경기당 2.75골(4경기 11골)을 뽑아냈다.
공격의 핵은 4골씩을 기록 중인 아크람 하산 아피프와 아메드 알라엘딘이다. 1996년 11월생의 아피프는 19살이던 지난해 9월 A매치에 데뷔했을 정도로 카타르 내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공격수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전체 11골 중 8골을 합작했다. 이들이 카타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남태희의 팀 동료이자 가나 출신 194㎝ 장신 공격수 모하메드 문타리가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못 뛰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카타르는 수년 전부터 대대적인 투자로 전력 살 찌우기에 나섰다. 막강한 자금력은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통하는 유럽 축구계와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아스파이어 파운데이션은 벨기에 AS 유펜과 스페인 데포르티바 레오네사 등 유럽 하부리그 클럽을 사들여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카타르 내 뛰어난 유망주가 나오면 이들 클럽으로 보내 기량을 쌓게 한다.
아피프는 투자가 결실로 나타난 대표적인 케이스다. 알 사드 유스팀 출신인 아피프는 스페인 세비야 유스팀을 거쳐 현재 유펜에서 뛰고 있다. 이 밖에도 여러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기량을 갈고 닦는 중이다. 이번 대표팀에 A매치를 경험한 선수가 5명이나 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카타르가 이번 대회 개최국이라는 사실은 한국을 더욱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다.
한국은 4강에 오르기까지 여러 차례 심판의 도움(?)을 받았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 나온 페널티킥과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실점을 막은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은 행운에 가까웠다.
지금까지는 심판 판정으로 적잖은 혜택을 본 한국이지만 카타르와의 4강전은 새로운 분위기를 각오해야 한다. 개인차는 있지만 심판들은 개최국보다는 상대팀에 엄격한 잣대를 세우는 경향이 강하다.
신태용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를 예상하면서도 승리를 향한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다.
신 감독은 "카타르는 4-2-3-1 전술을 쓰는데 개인기량이 뛰어나다. 홈 이점도 있어서 힘든 경기를 할 것 같다"면서도 "상대 분석을 이미 했기 때문에 우리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카타르와의 경기는 빅매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