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천세두 기자]지난해 '청약훈풍'에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던 아파트 매매시장이 올해 들어 내림세다. 이달 들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2014년 6월 이후 오름세를 깨고 처음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지방 아파트 매매가도 2013년 10월 이후 하락했다. 거래량도 줄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1월 대비 30% 줄었다.
올해 5월부터 지방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되고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겹쳐 주택수요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내달에는 역대 최대 분양물량이 쏟아지는 등 공급과잉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아파트 매매가 하락이 '장기 내림세'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대내외적인 변수에 겨울철 비수기가 겹치면서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반론도 있다.
◆북한도발·글로벌 경제위기…'일시적' 심리위축
일부 전문가들은 대내외적인 변수가 겹치면서 생긴 일시적인 부동산 심리 위축으로 보고 있다. 대외적 변수로는 국제적인 경제위기와 북한 도발, 내부적으로는 경기침체를 들었다. 일시적으로 가격조정을 보이겠지만, 변수가 해결되면 아파트 매매가는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 연구원장은 "부동산은 심리적인 부분이 큰 시장"이라며 "올해 들어 북한의 핵 문제와 글로벌 경제위기가 겹치면서 경계 심리가 생긴 것 같다. 부정적인 대내외적 돌발요소 탓에 잠시 위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올 초 겨울철 비수기가 겹치면서 거래가 위축된 것"이라며 "지금의 집값 하락은 일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에는 분양물량도 많아 당분간 지금의 침체는 이어지겠지만, 하반기에 들어 경제가 안정을 찾는다면 중장기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권·지방광역시 ‘보합’ 대구는 내림세
지금의 하락은 일시적 현상이지만, 대구지역은 앞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규제와 공급과잉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가격 조정양상으로 본다"며 "올해 가격이 오르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가격 하락의 골이 깊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는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5~6년간 최고 집값 상승률을 보인 대구는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며 "올해 대구의 아파트 입주량은 지난해 1만3000가구에서 올해 2만7000가구로 2배로 급증한다. 대구는 앞으로 가격 내림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림세 계속…‘안정화 정책’ 필요
올해 집값은 내림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지난해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시장에 따른 결과가 아닌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라 비정상적으로 생긴 결과"라며 "2014년 통과된 부동산 3법에 초저금리 기조, 청약1순위 자격완화 등에 힘입어 오른 것이어서 올해에는 기본적으로 떨어지는 기조라 본다"고 예상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1~2%대다. 여기에 수출까지 둔화하고 실질소득이 떨어지면 부동산시장은 악재를 맞이할 수 있다"며 "지금의 분양물량을 시장이 수용할 수 있다는 말이 최근 나오는데, 내달 아파트 분양물량도 역대 최다다. 낙관하는 것은 금물"이라 지적했다.
조 교수는 "주택은 산업적인 피해보다 소비자의 피해가 더 크다"며 "청약 1순위 자격을 풀어 투자를 부추기는 게 아니라 실수요자가 집을 살 수 있는 청약가점제를 도입하는 등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시장 안정화 정책이 나와야 할 때"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