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현대캐피탈이 7년 만에 정규리그 패권을 품에 안았다.
현대캐피탈은 2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3-0(25-20 25-16 25-22)으로 이겼다.
승점 75(26승8패)가 된 현대캐피탈은 남은 두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위 OK저축은행(22승12패·승점 68)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했다.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정상에 오른 것은 2005시즌과 2005~2006시즌, 2008~2009시즌에 이어 통산 4번째다.
지난 시즌 종료와 함께 선수 은퇴 후 지휘봉을 잡은 최태웅 감독은 부임 첫 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감독이 됐다. 2006~2007시즌 여자부 흥국생명을 이끌던 故 황현주 감독(당시 41세)의 최연소 우승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대기록은 또 있다. 2016년 치른 16경기를 모두 따낸 현대캐피탈은 2005~2006시즌 자신들이 세운 한 시즌 최다 연승 기록(15연승)을 새롭게 썼다.
또한 라이벌 삼성화재가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에 걸쳐 수립한 역대 최다인 17연승에도 1승차로 다가섰다.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은 현대캐피탈은 플레이오프 승리팀과 다음달 18일부터 통합 우승을 놓고 5전3선승제의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승리였다. 경기 전 "선수들이 들떠있다"라는 최 감독의 말은 우려에 그쳤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 12-13에서 오레올의 후위공격과 시몬의 범실로 역전에 성공했다. 16-15에서는 신영석의 블로킹에 이은 최민호의 서브 에이스까지 터지면서 완전히 분위기를 가져왔다.
흐름을 잡은 현대캐피탈은 거침없이 내달렸다. 2세트 8-5에서는 심경섭을 겨냥한 박주형의 목적타 서브가 재미를 보면서 내리 5점을 뽑았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 이시몬을 투입해 급한 불을 끄려 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2세트 역시 현대캐피탈의 25-16 승리.
경기는 3세트에서 마무리 됐다. 문성민은 10-10에서 리베로 정성현을 겨냥한 서브 에이스로 원정팬들을 열광시켰다. 세터 노재욱은 15-12에서 심경섭의 강타를 가로 막으며 OK저축은행의 힘을 빠지게 했다.
OK저축은행의 추격이 거세진 20-19에서는 현대캐피탈의 다재다능함이 위력을 떨쳤다. 리베로 여오현이 몸을 날려 공격을 걷어 올리자 세터 출신 오레올이 문성민에게 정확히 공을 배달했고, 이를 후위에서 날아든 문성민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리드를 유지하던 현대캐피탈은 긴 랠리가 이어진 23-22에서 신영석의 속공으로 매치 포인트에 도달한 뒤 문성민의 밀어넣기가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피날레를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