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천세두 기자]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수준인 연 1.50%로 동결 결정했다.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9개월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연 1.50%의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지만 미국과 일본, 유로존 등 각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조정에 나서긴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금리를 동결한 한은이 불안정한 세계 경기흐름과 각국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지켜보고 향후 판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달 한은이 경기 부양 차원에서 9조원으로 확대한 금융중개지원 대출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국내의 부진한 경제상황을 보다 명확히 판단하려면 앞으로 나올 1~2분기 경기지표 확인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칫 금리를 내릴 경우 빠른 속도로 급증해 어느덧 12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고, 외국인 자금 유출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도 금리조정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2분기에도 국내 경기의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각국이 대대적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나설 경우 한은이 '나홀로' 금리를 묶어두기만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내 경기는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소비가 위축되는 등 연초부터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과 국제유가 반등 움직임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변수가 될 것”이라며 “2분기 경기 지표를 확인하면서 상반기 중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