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천세두 기자]오는 2020년 신기후체제(파리협정) 출범을 앞두고 전세계 신재생에너지사업이 태양광 분야를 중심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각국이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신기후체제 출범에 합의합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신기후체제의 골자는 지구 평균 기온상승을 기존 목표치인 2℃보다 진전된 1.5℃ 이하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 195개국은 앞으로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안을 제출해 5년마다 이행 상황을 점검받아야 한다.
지구 온도 상승을 2℃이하로 억제하기 위해선 2050년까지 201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60% 감축해야 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400억t이다. 중국이 104억t으로 가장 많고, ▲미국 52억t ▲유럽 34억t 등의 순이다. 한국은 6억9000만t으로 세계 6위 수준이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치량을 예상해보면 총 3000GW(금액기준 4조2000만달러), 연간 165GW(2800억달러)가 필요하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발전단가와 현재 점유율을 고려한 분야별 설치량은 ▲태양광 1800GW ▲풍력 1000GW ▲바이오매스 170GW ▲지열 30GW 등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은 풍부한 자원과 설치가 용이한 태양광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태양광 설치량 27% 늘어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태양광 설비 설치량은 57GW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지난해까지 전 세계 태양광 설치 총량은 246GW에 달했다. 미국의 세액 공제 연장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중국·인도 등의 수요 확대 등으로 태양광 설치량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신기후체제 등장으로 이같은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일본·미국 등이 세계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아시아 신흥시장 중에는 인도가 주목받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기준 누적 설치량은 49GW에 달했다. 올해는 스모그문제와 온실가스 감축 움직임 속에 19GW까지 신규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 세계 풍력 발전 설치량은 64GW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 성장했고 전체 설치량은 426GW까지 늘었다. 전세계 풍력 산업의 지난해 투자액은 1078억달러로 전년 대비 6% 늘었다.
글로벌 풍력발전연합의 전망에 의하면 2019년까지 신규설비에 의한 풍력 발전량은 66.5GW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40년까지 풍력 설치 발전량은 2033GW로 연평균 7% 수준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세계 신재생에너지시장 전망은 밝지만 국내시장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외형 상으로는 2012년 RPS(발전사업자에게 총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게 하는 제도) 도입 이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태양광 설치량은 2012년 13㎿, 2013년 389㎿, 2014년 712㎿, 지난해 746㎿로 증가했다. 국내 풍력 설치량도 2012년 76㎿, 2013년 78㎿, 2014년 47㎿, 지난해 239㎿를 기록했다. 2014년 국내 신재생에너지 수출액은 29억달러로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분야별 수출액은 태양광 23억달러, 풍력 5억달러 순이었다. 두 분야가 신재생에너지 수출액의 97%를 차지했다.
이처럼 내수시장 규모가 증가하고 있지만 절대 규모는 작다. 특히 태양광사업은 대규모 투자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태양광 모듈생산용량은 3.8GW로 중국 생산용량(60GW)의 6%에 그쳐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풍력산업 역시 국내 조선 3사의 경영상 어려움으로 인한 투자 축소 탓에 선진국과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화큐셀·OCI, 세계 상위권에 포진
태양광모듈과 폴리실리콘 분야에 뛰어든 한화큐셀과 OCI 등은 해당 분야에서 세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국내 폴리실리콘 생산량은 OCI(5만2000t), 한국실리콘(1만5000t), 한화케미칼(1만t) 등 총 9만3000t이다. 이는 세계 수요량의 약 30%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올해 한화큐셀은 태양광모듈 생산용량을 5.2GW까지 확장할 계획이며 LG전자도 900㎿ 모듈 생산용량을 1.8GW까지 증설할 예정이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600㎿), 에스에너지(350㎿), 신성솔라(150㎿) 등도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풍력산업에는 효성·두산·유니슨·현대중공업 등이 뛰어들었다. 다만 풍력터빈 개발에 참여했던 조선사들이 경영상 어려움으로 풍력분야 추가 투자를 하지 않아 선진업체와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