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한 남북평화의 꿈은 이뤄질 것인가? 여성시민운동가들이 이에 대한 해답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강원지역회의, 민주평통 여성상임위원회, 여성평화걷기조직위원회 주최로 15일부터 19일까지 4박5일간 펼쳐지는 ‘2018 평화평창 여성평화걷기’ 대회에서다.
주최 단체와 사단법인 평화통일시민연대등 약500여개의 단체를 대표하는 평화여성100여명(분단 1ㆍ2ㆍ3세대)이 모인 이번 행사는 2016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평창올림픽이 개최되는 평창을 출발해 공동 개최지인 강릉, 이산가족들이 살고 있는 속초 아바이 마을 거쳐 최북단 고성 DMZ까지의 일정으로 꾸며졌다.
첫째날인 15일에는 전야제로 ‘세여자의 북콘서트’가 열린다. 고은광순 씨가 ‘해월의 딸 용담할매’ 편, 조선희 씨가 ‘세여자’, 서영숙 씨가 ‘영초언니’ 편을 통해 축하 메세지를 전한다.
둘째 날은 출정식을 갖고 평창에서 강릉시까지 걷는다. 저녁에는 ‘분단과 페미니즘’이란 주제를 갖고 모둠토론을 갖는다. 셋째날인 17일에는 강릉 허난설헌 기념공원, 오죽헌, 양양 정암리 해변길, 속초 대포동, 청호동, 중앙동을 거쳐 숙소인 고성국회연수원으로 입성한다. 저녁에는 2016년 박영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하늘색 심포니’와 관련한 씨네 토크를 나눈다.
18일의 걷기 일정은 고성 거진 해안도로, 화진포 그리고 간성까지이다. 이날 저녁에는 참가자별로 평창동계올림픽와 남북평화, 걷기 대회 등에서 느낀 시간들을 발언하고 결의해 본다.
모든 일정이 마치는 대망의 19일. 이날 참가자들은 북극을 방불케하는 추위를 뚫고 고성제진 검문소, 고성DMZ, 금강산 전망대(GP) 그리고 평화퍼포먼스를 갖고 기나긴 대여정을 마무리한다.
한국 근대사에 있어 한반도 평화통일을 촉구하는 남북 여성의 활약은 늘 존재했다. 지난 1991년과 1992년 두차례에 걸쳐 판문점을 통과한 남북의 여성들이 ‘아세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을 주제로 한반도 평화통일 방안을 도출하는 역사적인 회의를 개최했고, 2015년에는 33개국 여성운동가들이 참가한 한반도 종단행사 ‘WomenCrossDmz 행사가 열렸다.
여성은 평화운동의 주체임에도 역사상 무장갈등과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이기도 했다.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협상단에 여성 50%의 참여를 보장해야 하고, 모든 여성에 대한 전시폭력을 철폐하고 일상에서의 여성 인권과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평화여성들의 주장이다.
남북 간의 평화분위기 조성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여성평화걷기조직위 관계자는 “남북당국이 기존의 ‘군사안보’를 넘어 생명ㆍ평화ㆍ상생의 여성주의 패러다임으로 남북대화와 협력을 추진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반도를 휘감고 있는 전쟁의 기운은 오로지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만 해소할 수 있다”며 “남북은 물론 주변국들도 한반도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혜명화 평화통일시민연대 여성위원장도 “언젠가 남북의 여성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반도 평화의 조성을 위한 이 길을 함께 걸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