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개항을 하루 앞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5조원짜리 빛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판이다. 눈을 부릅뜨지 않으면 보기 힘든 표지판 등으로 인해, 비행기 편을 놓칠 탑승객들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이다.
<시사뉴스>의 독자는 “표지판의 미비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진입로를 찾기 힘들어, 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제보했다.
터미널을 잘못 갔을 경우 30분여의 시간을 눈뜨고 흘러 보내야 한다고 독자는 덧붙였다.
그는 “올 초부터 지속적으로 진입로 표지판 미비를 언론사 등에서 제기했지만, 인천공항공사 측은 전혀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승객들이 터미널을 착각할 경우 항공기를 놓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제보자도 “승용차를 이용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가려면 진입로를 확인하기 좋은 도로표지판이 있어야 하지만, 표지판의 부족으로 진입로를 들어가는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인천국제공항의 3단계 계획에 따라 제1터미널에서 북쪽으로 직선거리 2.5 km 정도 떨어진 곳에 약 38만 m²의 규모로 건설됐다. 2013년 9월 26일에 착공해 지난해 9월30일에 완공, 이달 18일 개장한다.
◇ 복수 터미널, 사전안내 잘해도 길 못찾는 승객 많은데...
개장 초에는 연간 1천800만 명의 여객을 처리할 예정이고, 계속 규모를 확장하고 시설을 확충하여 연간 4600만 명의 여객 처리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스카이팀 항공사 중 대한항공, KLM, 에어프랑스, 델타항공이 제2여객터미널을 사용하게 된다.
이들 4개 항공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내년 1월 18일부터는 기존 제1여객터미널이 아닌, 제2여객터미널에서 탑승수속을 받고 출국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제2여객터미널 개항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혼란에 따른 미비점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제2여객터미널로 향하는 도로 및 도로 표지판 문제다.
복수의 여객터미널이 생기면 아무리 사전 안내를 잘한다고 해도, 터미널을 잘못 찾는 승객들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은 도로 기준으로 약 15~18.5㎞ 떨어져 있어 터미널을 착각한 승객들이 다른 터미널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20~30분 정도가 추가로 소요된다. 그렇게 되면 항공기를 놓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 “제2여객 터미널행” 반드시 확인해야
자가 운전의 경우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따라 가다가 제2여객터미널 표지판을 따라 별도의 신설도로로 가야하며, 대중교통의 경우에도 반드시 제2여객터미널행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제1여객터미널로 잘못 갔을 경우에도 셔틀버스로 제2여객터미널로 이용할 수 있지만 약 30여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탑승객들이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 중 본인이 이용하는 항공사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천공항공사와 대한항공 등 항공사들은 제1·2여객터미널로 가는 방향을 알려주는 도로 표지판 밑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같은 항공사명을 표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 느긋한 인천공항 “문자 발송 등 다양한 방지책 준비”
이에 따라 제2여객터미널의 경우 기존 표지판 밑에 조그맣게 대한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항공이라는 표기가 들어갔지만, 시인성이 낮다. 오히려 영종도 내 세부 지역명이 더 크게 눈에 띄어, 공항을 찾는 고객들이 착각할 가능성이 크다.
항공 전문가들은 파리, 뉴욕, 홍콩,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공항처럼 터미널 별로 이용 항공사들을 자세히 표기하는 한편, 진입로 곳곳에 시인성이 좋은 도로 표지판이 곳곳에 설치해야만 터미널을 잘못 찾는 사례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작 인천공항은 여유 만만한 모습을 나타냈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이미 방송ㆍ언론 매체를 통해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홍보한데다, 탑승객에게도 미리 문자발송을 통해 주의를 시킬 것이다”고 안심을 당부했다.
그러나 승용차를 타고 오는 탑승객에 대해서는 “가변정보 표지판이 설치되어 운전중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본 공사는 탑승객의 안전과 이동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