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보호하고 위로하는데 앞장서야 할 공무원과 공기업 임직원들이 농민의 몫인 농사직불금을 가로채 배를 채워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과 과천에 거주하는 공무원 520명과 공기업 임직원 177명이 2006년분 쌀소득보전직불금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이 2007년 감사에서 서울·과천에 거주하는 2006년 직불금 수령자 4662명의 직업을 분석한 결과, 공무원과 공기업 임직원 외에 금융계 121명, 변호사 등 전문직 73명, 회사원이 1780명으로 드러났다. 직업이 확인되지 않은 수령자는 1720명이다. 특히 4662명 중 4520명(96.9%)은 벼를 수확해 수매한 사실이 없어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도 농민에게 돌아가야 할 직불금을 불법으로 가로챈 것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실시한 '쌀소득보전 등 직접지불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15일 오전 공개할 예정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직불금 수령자들을 직업군으로 대분류했기 때문에 개인별 세부 명단 자료는 없지만 일부 사례는 익명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정 당국이 최근 직불금 내사 결과, 1500여명의 고위 공무원단(1∼3급)중 100여명이 직불금을 수령했거나 신청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여권 고위 관계자가 확인했다. 감사원도 직불금 수령자 100여만명 중 17∼28%가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이며, 농사를 짓는 사람 중 13∼24%가 직불금을 수령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에 통보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여권은 본격적인 진상 규명 작업에 착수했다. 민주당도 직불금 수령 명단 공개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직불금 문제는 하반기 정치권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국감점검회의에서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도 직불금을 타간 공무원이 4만명"이라며 "국감을 통해 철저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어 "직불금 사태는 공무원들이 국가 예산을 훔친 것"이라며 "잘못 배정된 직불금은 국고로 환수하고, 정도가 심하면 형사처벌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직불금을 수령한 고위 공무원이 100여명에 이르고, 청와대 고위직도 포함됐다고 한다"며 "명단 공개와 함께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서초구청장을 면담, 서초구에 직불금을 신청한 공직자들의 명단 공개를 요구했다.
청와대와 검찰도 직불금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청와대 박형준 홍보기획관은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지금 정부내에서 고위 공직자의 직불금 부당 수령 문제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도 직불금 문제에 대해 법리적인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식량개방으로 인해 어려워진 농민들의 돈을 가로챈 부동산 투기 공무원과 공기업 임직원들을 공직에서 추방시켜야 한다며 비양심적인 공직자들의 윤리의식을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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