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해외순방을 두고 "언론 통제의 낯부끄러운 신기록을 썼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번 순방 결과를 두고도 "국익을 위해 이번만은 성과를 내놓길 바랐지만, 돌아온 순방 성적표는 너무나 초라하기 그지없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윤석열 정부의 언론자유 침해가 심각하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통제, 장악하려는 반민주적 군사 독재식 언론 통제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MBC에 대한 보복성 취재 배제와 천문학적 추징금 부과에 더해, 서울시와 시의회는 TBS 예산 지원 폐지 조례안을 강행 처리했다"며 "YTN에 대한 민영화도 추진 중이다. 입으로는 자유를 강조하는데 실제로는 자유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말로만 자유민주주의를 외칠 게 아니라, 언론탄압과 통제 시도부터 즉각 중단해야 한다. 민주당은 언론 자유 위협에 결연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번 순방은 언론 통제의 낯부끄러운 신기록을 썼다. MBC 전용기 탑승 배제로 언론 길들이기도 모자라, 특정 언론만 상대하는 노골적인 언론 줄 세우기에 나섰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6개월 만에 언론 자유는 30~40년 전으로 후퇴했다. 국제기자연맹마저 어제 윤 대통령과 행정부의 언론탄압을 규탄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며 "윤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한 자유가 독배로 돌아오지 않도록 언론통제를 즉각 멈춰라"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번 순방에서) 국제적으로 높게 평가받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은 자취를 감췄고,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대했던 과거사 문제는 어떤 진전도 없었다. 일본의 사과 한마디 없는 지소미아 복원은 굴욕적이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원론적 답변만 밝혔다"며 "이미 윤석열 정부가 수차례 기회를 놓친 만큼, 미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끝장 외교를 해서라도 분명한 성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 역시 "치열한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윤 대통령이 남긴 건 굴욕외교와 균형적 실용 외교 포기, 보복적 취재 제한"이라며 "(윤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2명의 기자만 따로 부른 건 작정하고 언론인에게 (잘 보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권력을 감시하는 여당은 검찰의 수사로 두손 두발을 꽁꽁 묶고, 언론은 랩독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무너지게 돼 있다. 윤 대통령이 이 사실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찬대 의원은 "(이번 해외순방이) 국위선양인지 국제 망신인지 모두가 알고 있다"며 해외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 모 의원이 국위선양을 위해 김건희 여사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는 게 얼마나 자랑스럽냐고 한다"며 "케빈 그레이 영국 서섹스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김건희 사진을 콕 집어 '패션 액세서리로 쓰인 가난한 개발도상국 아이들'이라고 평가했다. 제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여사의 행보를 '빈곤 포르노'라고 표현한 장경태 의원은 "국민의힘은 '빈곤 포르노'가 비여성적이라고 말한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더니, 국민의힘 운에는 야한 표현으로 보이나"라며 "사전과 논문에 있고 언론에도 쓰이는 용어"라고 말했다.
이어 "용어보다 김 여사에 대한 비판이 더 아픈 건지, 충성 경쟁하고 있는 모습이 참 딱하다"며 "대한민국 국격을 실추시킨 책임은 어떻게 물어야 하나. 당사자인 김 여사께서 용어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알려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장 최고위원과 김의겸 의원의 징계안을 의안과에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