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의 일방적인 개혁을 비판한 서울대 장덕진 교수의 칼럼에 중앙대 박용성 이사장이 즉각 반발했다.
현재 중앙대학교는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많은 학과의 통폐합을 예고한 구조조정 본부안이 발표됐고, 다음달에는 새내기 새로배움터가 폐지됐다.
학교측의 개혁 추진에 학생들의 저항이 거셌지만 중앙대 박용성 이사장은 '개혁'에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서울대 사회학과 장덕진 교수는 지난 14일 <경향닷컴> 칼럼을 통해, "한국 기업은 사류에 속한다"고 전제한 뒤, "지금 중앙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신적 폭력과 비민주적 행태는 기업이 일류라는 말을 비판없이 수용한 한국사회가 치러야할 대가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학부 교육의 핵심인 교양교육을 말살하고, 기업이 원하는 회계학을 필수교양과목으로 지정하고, 교내의 비판언론과 비판적 여론을 원천봉쇄하는 등 학생들의 문제제기조차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중앙대 박용성 이사장은 장 교수의 이 같은 발언에 곧바로 반응했다. 지난 18일 장 교수가 칼럼을 제개한 <경향닷컴>에 반박 기고문을 올린 것.
박 이사장은 머리글을 통해 "중앙대 개혁의 주체는 총장을 비롯한 대학본부의 역할이지만 내 이름을 거명했기에 직접 반론을 제기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 이사장은 "장 교수의 비판은 기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중앙대 개혁 방향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앙대가 교양교육을 말살 하고 있다고 했는데, 무슨 근거로 그렇게 평가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회계학이 전교생 필수 교양과목인 것에 대해서도 설명을 보탰다. "중앙대에서 시행하고 있는 교양 회계는 말 그대로 교양 수준"이라면서 "인문계단 자연계든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얻게 되면 현금흐름에 가장 먼저 부닥치기 때문에 회계학을 필수 교양과목으로 정한 것은 학생들의 장래를 위한 하나의 변화"라는 것.
박 이사장은 "현재 중앙대는 일부 교수와 학생들의 개혁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개혁통을 앓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3만명에 가까운 중앙대 구성원 중 대부분은 개혁에 동참하고 있다"고 중앙대의 미래를 밝게 점쳤다.
칼럼 말미에 박 이사장은 "몇 년 뒤면 중앙대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대학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비판은 그때 달게 받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중앙대 개혁을 둘러싼 가장 큰 반발은 대학을 기업 다루듯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여 '상아탑'이 무너지고, 민주적 소통구조가 파괴되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반면 대학가 일각에서는 박 이사장의 개혁 방향에 긍정적이라는 것. 기업의 효율적인 시스템을 대학 운영에 도입했을 뿐 대학을 기업으로 만들려는 취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 대학들이 과거의 '상아탑' 이미지와 시스템을 고집한다면 점점 우물안 개구리로 고립되고 말 것이라는 지적이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 되고 있는 이 시점에 산·학 협동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취업을 제1 목표로 한 실용학문 교육을 택한 박 이사장의 결단은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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