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바다나 실내 수영장, 계곡 등에서 휴가를 보내고 아이가 두통이나 발열을 호소하거나 성인의 경우도 몸살을 앓는 등 몸이 아픈 경우가 종종 있다. 휴가철에는 체력이 고갈되기 쉬워 면역력이 저하되는 데다 오염된 물 등을 통해 전염병에 감염되기도 쉬워 각종 질환의 위험에 노출된다.
귀에 고름 통증 있으면 중이염 의심
외이도에 세균 감염이 생기는 외이도염은 수영장 등을 방문한 이후 감염되기 쉽다. 오염된 물에 노출되기 쉬운 휴가철에 외이도염 환자도 증가한다. 면봉 등으로 상처를 내면서 염증이 발생하고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세균의 증식이 용이해지면서 증상이 악화된다. 외이도염의 증상은 가려움증과 통증, 청력감소 등이다. 귀에 가려움이나 통증, 이물감 등이 느껴질 때는 자극을 가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치료를 받도록 한다. 방치되면 만성 외이도염과 중이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물놀이 후 아이가 귀의 통증이나 발열, 청각장애 증상을 보인다면 급성 중이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중이염은 주로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의 기능장애와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에 의한 감염이 가장 큰 원인이다.
생후 6개월 이후부터 시작해 2세 무렵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최현승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9세 이하 소아 유소아는 성인에 비해 면역기능이 미숙하고 감기와 같은 상기도 감염이 잘 생기며 아데노이드(코편도)와 같은 림프조직의 염증과 부종으로 이관기능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한, 유소아 이관의 구조는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넒고, 짧으며 수평에 가까워 상기도 감염균이 이관을 통해 중이강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중이염에 쉽게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래 비어있는 공간인 중이강에 염증이 생기면 삼출액이나 고름이 차고 청력 장애가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고막의 천공과 함께 고름이 귀 밖으로 나오는 이루가 생기고 귀의 통증과 어지럼증이 동반될 수 있다. 드물지만 염증이 뇌로 진행되거나 달팽이관에 구멍을 만들어 심한 합병증을 가져올 수도 있다. 급성 중이염은 항생제를 비롯한 적절한 약물치료를 주로 시행한다.
최 교수는 또한, “중이염이 발생하여 공기로 채워져 있는 중이강 내에 액체가 차거나 고막의 천공이 발생하면 소리의 진동이 효율적으로 내이로 전달이 되지 않아 전음성 난청이 나타나고 중이염이 진행되면 혼합성 난청이나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중이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고막 천공, 고실 경화, 난청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드물지만 급성 유양 돌기염, 안면신경마비, 화농성 미로염, 뇌농양 등이 유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염된 손으로 눈 비비면 위험
뇌수막염은 여름철 3~6세 발생률이 높은 질환이다.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수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균에 의해서 유발된다.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해서 유발되며 바이러스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90% 이상이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다. 감염된 환자의 침이나 대변 등 분비물이나 물을 통해 전염되므로 사람이 많은 휴가지에서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증상은 발열, 구역질, 두통, 후두부 경직, 설사, 구토, 발진 등이 나타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영유아나 노인의 경우 합병증 위험이 있으므로 치료받는 것이 안전하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폐렴구균, 인플루엔자균, 수막구균으로 인해 주로 발생한다. 출생 직후부터 발생 위험이 있으며 증상은 바이러스성 뇌수막염과 비슷하지만 고열과 두통이 극심해지는 등 경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심하면 사망에 이르며 청력손상, 시력손상, 기억장애, 신체마비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유행성 결막염 또한 주의해야 한다. 결막염은 눈의 구조 중 눈의 흰자위에 해당하는 결막에 염증이 발생되는 질환으로 감염성인 경우 바이러스, 세균, 진균 등의 미생물의 감염이 원인이다. 고온다습한 환경에 의해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데다 사람이 많은 장소에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감염자와 접촉이나 오염된 손으로 눈을 비비는 행위, 오염된 수영장 등을 통해 눈 분비물이 닿는 등을 통해 감염되기 쉽다.
주로 충혈, 출혈, 안통, 시력저하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휴가지에서 손 위생을 철저히 하며 증상이 보이면 병원을 찾아 감염균에 적절한 치료안약이나 약물을 복용하면 적절한 치료를 하면 빨리 호전될 수 있다.
상처 있을 때 바닷물 접촉 피해야
피부에 상처가 난 상태로 바닷물에 몸을 담그면 비브리오패혈균에 감염될 수 있다. 5~6월경에 발생하기 시작하여, 8~9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비브리오패혈균은 해수온도가 18℃ 이상일 때 증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호염성 세균으로 주로 해수, 해하수, 갯벌, 어패류 등 광범위한 연안 해양 환경에서 자유롭게 서식한다. 주요 감염경로는 균에 오염된 해산물을 날로 먹거나 덜 익혀서 먹은 경우이며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한 경우도 감염될 수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에 걸리면 급성 발열,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되고, 증상 시작 후 24시간 내에 다리 쪽에 발진, 부종, 수포 등의 피부병변이 생기므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만성 간 질환자, 당뇨병, 알코올의존자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비브리오패혈증의 감염 및 사망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오염된 바닷물과 접촉을 삼가야 하며, 어패류는 가급적으로 5℃ 이하로 저온 저장, 85℃ 이상으로 가열처리하거나 흐르는 수돗물에 씻은 후 섭취한다. 또한, 어패류를 요리한 도마, 칼 등은 소독 후 사용해야 한다.
해수욕장에서는 해파리에게 쏘이는 사고를 조심해야 한다. 해파리가 모여 있는 곳은 피해야 하는데 부유물이나 거품 등이 보이면 의심할 필요가 있다. 해파리를 발견했을 때는 접촉을 피하고 천천히 움직여 물 밖으로 나오는 것이 좋다. 독성이 있는 해파리에 쏘이면 가려움증과 따가운 통증이 있을 수 있고 부종과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근육마비,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쏘였을 경우 물밖으로 나와 빨리 치료를 받도록 하는데, 응급조치로는 식염수로 쏘인 부위를 씻고 해파리의 자포를 핀셋 등을 이용해 터트리지 않도록 조심해서 떼어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