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랜 공직을 통해 제가 소중히 간직해 왔던 가치가 있습니다. 그것은 제 직분에 따라 늘 새롭게 만들어지고 수정됐지만, 궁극적으로 확대해보면 바로 한국적 가치, 국민적 가치, 인류적 가치, 이 세 가지였습니다. 다름 아닌, 번영하는 나라, 복지를 누리는 국민, 평화로운 세계, 그것이었습니다.”
‘김진선의 이야기 국가론’의 일부다. 이 책은 역대 광역단체장 가운데 민선단체장으로 유일하게 만 12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김진선(64)강원도지사가 그동안 보고 듣고 경험하고 느낀 것을 정리한 것으로 김 지사가 생각하는 좋은나라의 좌표를 제시하며 나라에 관한 생각들을 평이한 어조로 읽기 쉽게 서술했다.
또한 ‘자장면과 2851원’은 목민관의 길을 걸은 김 지사가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길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우리네 인생과 관련된 전방위적인 관심과 사색이 담겨 있다.
그는 ‘자장면과 2851원’ 중 ‘이정순 선생님과 2851원’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신의 유년기를 회고하며 스승과의 만남은 올바른 인격을 형성하고 건전한 자아의 발전을 향한 출발점에 비유했다.
이달 말로 12년 동안의 임기를 마무리하는 김 지사는 두 권의 책 발행과 함께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김 지사는 “임기 12년은 힘든 기간이었지만 동시에 행복한 기간이기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국가와 지방정부는 한 틀이라는 생각으로 12년 동안 부딪혀온 경험과 생각을 책으로 정리했다”며 “도민의 성원을 씨줄과 날줄 삼아 보낸 12년에 대해 그리움은 있어도 후회와 미련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정치가 일상을 떠나서 존립할 수는 없다. 정치 분야에 고등수학 같은 난해한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상이 말하게 하는 것, 그것이 곧 정치의 주제들이며, 국민적 입장에서의 일상적 고민, 일상적 번뇌, 일상적 기쁨, 일상적 성취 등 이 모든 백성의 일상이 정치를 정치답게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도지사직을 수행하면서 국민들과 보다 가깝게 느꼈던 감정들을 엮어 책을 내게 됐다”고 밝힌 뒤 “36년간의 공직생활과 선출직 12년의 기간 동안, 언제나 도민여러분들께서 큰 성원을 해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임인사를 대신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김 지사의 부인 이분희 여사 등 가족들과 김덕룡 대통령 특보, 최연희·허천·송훈석·황영철·남경필 국회의원, 김진현 대한민국역사박물관건립위원장, 최종찬 강원도민회장, 이희종 강원일보사장, 이연숙 전 정무2장관, 이상룡 전 장관, 정재철·안동선·이응선·이민섭·심재엽 전 국회의원, 최재규 강원도의회 의장, 조방래 강원도개발공사사장, 오현 백담사 회주스님, 원행 스님, 권영중 강원대총장, 백영철 평안북도지사, 김기성2군단장, 윤주영 전 문화공보부장관, 최동규 한국생산성본부회장, 최흥집 전 정무부지사, 조관일 전 석탄공사사장, 박선규 영월군수, 한규호 횡성군수, 이강후 대한석탄공사사장, 오강현 한국석유협회장, 정인억 한나라당 동해삼척당협위원장, 김명기 농협상무, 심상기 전 도의장, 권혁인 전 행자부지방행정본부장, 이이재 한국광해관리공단이사장, 최영 강원랜드사장, 소설가 신봉승 씨, 김민 ‘(사)강원도에 봉사하는 방송인들의 모임’ 회장 등 도내와 재경인사 10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강원도 동해출신인 김 지사는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제15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 36년간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내무부 법무담당관, 기획예산담당관, 교부세 과장, 재정과장, 강원도 영월군수, 강릉시장, 강원도 기획관리실장, 경기도 부천시장, 강원도 행정부지사를 거쳤고 1998년 민선 2기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뒤 내리 3선 지사를 역임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 한양대·동국대 겸임교수, 캐나다 앨버타대 명예교수, 중국 길림대 고문교수, 중국 인민대학 객좌교수 등을 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