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 마지막 군인 정신을 발휘한 손완호(26·상무)와 유연성(28·상무)이 한국에 값진 금메달을 안겼다.
손완호와 유연성은 2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3단2복식) 결승에서 각각 1단식과 2복식 주자로 나서 한국의 게임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1단식에 출전한 손완호는 한 수 위로 평가됐던 세계랭킹 2위 천룽(25·중국)을 2-1(21-5 22-24 21-14)로 격파하며 한국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유연성은 세계 남자복식 1위 파트너인 이용대(26·삼성전기)와 2복식에 출격해 쉬천(30)-장난(24) 조를 2-0(23-21 21-13)으로 무너뜨렸다.
1~2경기에서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5시간이 넘는 접전 끝에 중국의 추격을 3-2로 따돌리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천룽을 잡아낸 손완호, 확실한 승리 카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유연성이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공통점은 또 있다. 지난해 12월 군에 입대한 손완호와 유연성은 이날이 21개월 복무기간을 다하는 전역일이었다.
금메달을 따면 주어지는 '병역 혜택'도 이들에겐 해당하지 않았지만, 말년 병장은 강했다.
나란히 '민간인' 복귀를 앞두고 있던 태극전사들은 국가로부터 받은 마지막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총 대신 라켓을 쥐고 국토 대신 한국 배드민턴의 자존심을 지켰다.
경기를 마친 손완호는 "오늘이 전역일인 만큼 떠나기 전에 부대에 마지막으로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며 "금메달을 생각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유연성은 "개인적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꼭 따보고 싶었다. 2복식에서 내가 지면 팀도 진다는 각오로 뛰었다"며 "전역날 이렇게 금메달을 목에 걸게 돼 정말 뜻깊다. 이제는 민간인이 됐는데 (금메달은)나 자신에게 주는 전역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전역 마크를 달고 집으로 향하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전역하는 기분은 어떨까. 손완호, 유연성만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