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요동치 않고 자신의 위치를 지킨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자신의 분수와 위치를 알고 변함없이 소임을 온전히 감당해 나가는 자체가 아름답지요.
성경을 보면 미디안 족속들로 인해 고통받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으로 하여금 300명의 군사를 이끌고 미디안 사람들을 물리치도록 역사하십니다.
이들이 전쟁에 승리하자 이스라엘 백성은 기드온과 그의 자손들에게 이스라엘을 다스려 줄 것을 건의합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오히려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 하며 제안을 거절합니다.
그런데 기드온이 죽자 그의 첩에게서 낳은 아비멜렉이 왕이 되려는 야심으로 음모를 꾸밉니다. 그는 자기 어머니의 고향인 세겜에서 사람들을 회유하고 경박한 사람들을 사서 기드온의 칠십 명의 아들을 전부 몰살시키려 하지요.
이때 기드온의 말째 아들 요담만 화를 면하였습니다. 결국 아비멜렉은 왕이 되었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요담은 세겜 남쪽에 있는 그리심 산 꼭대기로 올라가서 세겜 사람들을 향해 소리칩니다.
그 내용인즉, 나무들이 왕을 삼으려고 하자 감람나무는 “나의 기름은 하나님과 사람을 영화롭게 하나니 내가 어찌 그것을 버리고 가서 나무들 위에 요동하리요” 하며 왕이 되는 것을 마다하였습니다.
무화과나무도 “나의 단 것, 나의 아름다운 실과를 내가 어찌 버리고 가서 나무들 위에 요동하리요” 했고, 포도나무 역시 “하나님과 사람을 기쁘게 하는 나의 새 술을 내가 어찌 버리고 가서 나무들 위에 요동하리요” 하면서 왕이 되기를 거부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왕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가시나무만은 왕이 되라는 요청에 요동하여 “너희 왕을 삼겠거든 와서 내 그늘에 피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불이 가시나무에서 나와서 레바논의 백향목을 사를 것이니라” 하였습니다.
요담은 우화를 통해 세겜 사람들에게 아비멜렉이 신뢰할 만한 지도자인지, 과연 왕으로 삼은 것이 의로운 것인지를 물으며 책망했습니다.
기드온과 그의 아들들은 감람나무나 무화과나무, 포도나무와 같이 결코 왕의 자리를 탐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비멜렉은 악한 방법으로 스스로 왕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결국 이 일로 아비멜렉과 그를 추종한 사람들은 하나님의 보응을 받지요. 세겜 사람들은 자신들이 왕으로 세운 아비멜렉에 의해 죽고, 아비멜렉은 여인이 망대 위에서 던진 맷돌에 머리를 맞아 두골이 깨져 죽고 말았습니다.
몸의 지체 중에 어떤 것은 소중하고 어떤 것은 덜 소중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모든 사람이 각자 위치에서 나름대로 다 소중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자녀들이 자신의 위치가 참으로 소중함을 깨달아 서로 귀히 여기며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기를 원하십니다. ‘내가 보기에는 저것이 좋으니 나는 저것을 하리라’ 하며 요동하기를 원치 아니하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키며 요동하지 않는 삶을 살아 아름다운 결실을 맺어야겠습니다.
“여호와를 의뢰하는 자는 시온산이 요동치 아니하고 영원히 있음 같도다”(시편 125편 1절)
글: 이재록 목사 <만민중앙교회 당회장, GCN방송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