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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조용하고 한적한 공원이 하필 ‘전두환 공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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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의 세금으로 만든 군민의 숲이 독재자의 이름으로 바뀌어
경남 합천군이 새천년생명의숲(아래 생명의 숲) 공원의 명칭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바꾸면서 새천년생명의숲지키기합천군민운동본부, 전두환(일해)공원반대 경남대책위 등 생명의 숲 공원개명을 반대하는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아래 경남시민단체)들과 공원개명을 찬성하는 ‘전두환을 사랑하는 모임’(전사모)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오다 결국 영화 <화려한 휴가> 상영을 통해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조용하고 한적한 공원이 시끄러워진 이유는 합천군이 지난 1월 29일, 밀레니엄 기념사업으로 추진한 생명의 숲 공원의 명칭을 전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최종 확정하면서부터였다.
합천군은 당시 부군수, 실과장 등 19명으로 구성된 군정조정위원회를 열고 ‘일해 공원 변경’ 관련 내용을 통과시키고,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행사에서 ‘일해공원’이란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합천군은 지난 7월 5일 안내간판을 교체했으나 그러나 27일 밤 누구가에 의해 ‘일해’라는 글자가 떼어졌다. 이에 합천군은 일해 글자를 다시 제작해 31일 붙였다. 하지만 경남 시민단체들은 공원개명을 반대하는 안내간판 철거를 시도하는 등 행동으로 옮겼다.
또한 공원입구에서 안내판이 있는 3·1독립운동 기념탑까지 250m에 이르는 구간을 공원개명 반대와 5·18영령을 기리며 삼보일배 행진도 벌였다.
공원개명운동은 경남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전국 시민사회단체들도 나섰고, 한나라당을 제외한 정당들도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전사모는 ‘일해’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 안내간판 앞에서 텐트를 치고 ‘일해’가 붙어있는 안내간판을 지키기도 했다.
합천군이 생명의숲 공원을 전 전 대통령의 아호인 일해를 쓴 이유는 전 전 대통령이 경남 합천출신이기 때문이다.
생명의 숲 공원은 경남 합천군 합천읍 합천리에 있는 면적 5324㎡의 인공숲이다. 경남이 새천년 밀레니엄 사업으로 68억원을 들여 2000년 착공, 2004년 6월 준공했다. 이렇듯 생명의 숲은 군민들의 세금으로 만든 군민의 숲이다.
군민의 세금으로 만든 공원을 한 군수의 욕심에 의해 이름이 바뀌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5공화국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합천군수
생명의 숲 군민운동본부 측은 “심의조 합천군수의 5공 향수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합천군측은 “기존이름이 너무 길고, 새롭게 공원이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들어와서 개명을 추진했다”고 밝히고 있어 공원개명의 의도가 궁금하다.
또한 합천군은 이름을 바꾸기 전 1,364명의 군민들에게 여론조사를 했다고 발표했지만 여론조사 대상자들이 군·읍·면 단위 유관기관단체장, 면장, 이장, 새마을 지도자 등이어서 여론조사 공정성 또한 의문이 간다.
국민운동본부 측은 “일해공원 뿐만아니라 ‘전두환 전 대통령 기념탑’, ‘전두환 기념관’ 등을 추진하고 있어 공원전체를 전 전 대통령의 성역화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심 군수는 5공시절 세계금융발전위원회 한국대표, 농협중앙회 운영위원, 새마을지회 합천군 지회장, 합천농지개량조합장, 학교운영위원회 합천군 협의회장 및 경남 협의회 감사 등을 역임했다.
이렇듯 심 군수는 5공 시절에 화려한 시절을 보낸 것이다. 심 군수는 지역출신의 대통령을 떠나 5공 시절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공원개명을 추진 한 것으로 보인다. 심 군수는 1998년 군수선거에 출마해 ‘전두환 기념관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선거운동을 벌였지만 낙선을 했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이 공약을 내세우지 않고 당선됐다.
심 군수는 전 전 대통령을 언제나 존경한다면서 생명의 숲이 2004년 인터넷 공모에서 ‘황강공원’이 60%이상 나오자 조사자체를 폐기했고, 전 전 대통령 선산과 연결을 위해 수십억이 넘는 다리를 건설, 대통령 기념관을 짓기 위한 부지를 물색 중이라는 소문들이 떠돌고 있다.
새천년 생명의 숲과 전사모
2003년에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전사모 카페의 회원수는 2004년까지만 해도 2000여명에 불과했는데, MBC 정치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편을 방영한 뒤 방영 이후 급증해 현재 1만 8000명에 이르고 있다.
전사모는 카페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의 업적을 노사문제와 물가안정, 평화의 댐, 88올림픽 유치, 통행금지 해제, 교복과 두발 자유화 등을 말하고 있다.
팬클럽 형식으로 구성된 전사모는 현재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생명의 숲에서는 같은 색의 윗옷을 입고 나타나기도 했다.
경남시민단체가 지난 달 22일 전국시민단체와 언론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서 8월23일 저녁 8시 합천 생명의 숲 공원에서 영화 <화려한 휴가>를 상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영화상영에 앞서 저녁 7시에 광주 5·18 유족회와 어머니회 등이 참여한 가운데 영화 상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일해공원 안내간판 철거와 영화 <화려한 휴가> 상영 축하 문화마당을 간략하게 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당시 합천군 관계자는 “도경에 시설물 보호와 관련된 경찰력 동원을 요청했다. 간판훼손과 영화상영 모두 사전에 미리 막을 것”이라면서 영화 상영과 간판 철거 등 원천봉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전사모도 일해공원 안내간판을 사수에 나섰고, 같은 장소에서 영화 상영에 반대하는 집회신고를 하는 등 생명의 숲은 긴장감이 돌았다.
그러나 경남시민단체는 영화상영을 강행하면서 전사모와 물리적 충돌을 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는 없었지만 경남시민단체와 전사모는 서로 한치의 물러섬이 없어 대형 충돌도 예측된다. 영화상영에는 5천여장의 영화표가 팔렸고, 경남지역 진보단체 등 시민사회 단체 회원과 가족 등 최소 2천명 이상의 관객들이 관람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제 진실을 말할 때
영화 <화려한 휴가>는 80년 당시 광주의 모습을 그렸다. 폭도로 몰린 사람은 평범한 시민들이었지만 가족을 위해 총을 들고 장열히 숨져갔다. MBC ‘PD수첩’도 영화 <화려한 휴가>를 소재로 ‘화려한 휴가, 그 못다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루었다.
1980년 당시 국민들은 18년동안 이어져온 박정희 군사정권이 막을 내리는 것을 보면서 군사정권의 재등장을 반대했다. 그러나 당시 전두환 계엄사령관은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더욱이 자국 군인들을 동원해 자국 국민들을 희생시켰다.
전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 발포명령자를 아직까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사과한마디도 없다. 전 전 대통령은 역사의 죄인이다. 그런데 심 군수는 영화 <화려한 휴가>를 통해 당시 광주를 알게 됐다는 젊은 세대와는 정반대로 잘못된 과거를 꿈꾸며 향수를 실천에 옮기려고 하고 있다.
현존하는 인물의 아호를 딴 공원의 이름으로 정할 정도의 전 전 대통령이 위대한 인물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지자체에서 지자체 회의를 통해 결정한 것이어서 법적문제는 없다. 하지만 광주의 진실이 정확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 지역출신의 대통령이었다는 이유로 공원이름으로 결정한 것은 어느 누구나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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