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자신의 부임후 가장 많은 발전을 이룬 선수로 장현수(24·광저우 부리)와 기성용(26·스완지시티)을 꼽았다.
지난해 9월 부임 이후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올해 1월 열린 호주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을 제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8일 오전(현지시간)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축구국가대표팀 숙소인 머큐어(Mercure)호텔에서 뉴시스와 만나 부임 이후 지난 1년간의 성취를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년간 장족의 발전을 한 선수를 묻는 질문에 "장현수 선수가 최근 생소한 포지션(오른쪽 수비수)에서 실험을 하고 있고, 그 포지션에서 적응을 잘 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역할도 잘 해주고 있어 중요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날 라오스전에서 두 골을 터뜨린 기성용에 대해서도 “발전을 많이 했다고 평가한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 선수가 이미 오래 전부터 대표팀의 핵심선수로 활약을 해왔다”면서 “주장이 되고 나서의 모습을 보면 과거보다 훨씬 자신감 있고 책임감 있게 경기를 잘 풀어나간다”고 칭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어 부임 이후 가장 힘든 순간으로는 올해 1월 열린 호주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전을 꼽았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이 우리와의 8강전에서 결정적 득점 기회를 두세 차례 맞았는데, 이것을 우리가 운좋게 잘 넘겨서 멀리 나갈 수 있었다”며 아찔하던 순간을 회고했다.
한국은 손흥민(23·토트넘)의 두 골로 2-0으로 승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이 그 기회를 잘 살렸다면 (우리가)8강에서 탈락했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올 한 해를 시작했다면 다른 방향으로 올 한 해가 전개됐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때 첫단추를 잘못 채웠다면 슈틸리케호도 험로를 항해하는 등 진로 자체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는 지난해 9월 부임 당시와 비교해 대표팀 선수들의 자신감이 무엇보다 커진 점을 가장 큰 수확으로 꼽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팀이 나아가면서 승리를 쌓아가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자신감이 늘었다”며 “그것이(부임 당시와 비교할 때)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세계적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A매치 평가전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년 6월 A매치 때 두 번의 평가전 기회가 있다”며 “세계적인 강호들과의 평가전을 통해 수준을 가늠해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것을 통해 미래를 대비할 과제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평가전 상대로는 이동 거리가 긴 남미보다 한국 선수들이 많이 활동하는 유럽이 더 낫다고 지적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매번 아시아팀과 붙는 것은 피해야 한다. 어차피 최종예선에 만날 것”이라며 “남미는 좋은 상대들이 많지만 이동거리가 길고 6월에 (월드컵)예선이 진행중이어서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부임 이후 수비와 공격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갔던, 전술적으로 가장 잘 풀렸던 경기로는 동아시안컵 대회 중국전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