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한국 태극전사들의 도쿄대첩으로 대충격에 빠진 일본이 비난의 화살을 일제히 고쿠보 히로키(44) 일본대표팀 감독에게 쏘았다.
일본 야구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한국에 3-4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의 호투로 9회까지 3-0으로 앞서던 일본은 9회 한국의 끈질긴 타선에 결국 4점을 내주고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2013년부터 고쿠보 감독을 전임 사령탑으로 선임하고 '사무라이재팬'이라는 별칭까지 달아주며 전폭적인 지원을 했던 일본대표팀이 '숙적' 한국에 패했다.
일본 입장에서는 고쿠보 감독의 계투진 운영을 문제삼을 수밖에 없었다.
20일 도쿄 시내 신문 가판대의 스포츠 전문지 등은 고개를 숙인 고쿠보 감독의 모습과 '실패', '미스' 등의 단어로 도배가 돼 있었다.
스포츠전문매체 닛칸스포츠는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환호하는 강민호와 이현승을 착잡한 얼굴로 지켜보는 일본 더그아웃의 모습 위로 '고쿠보 감독의 실패, 9회 3점 지키지 못해 한국에 굴욕'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스포츠호치는 역전승 이후 도열해 있는 한국 선수들과 고개 숙인 고쿠보 감독의 모습을 한 프레임에 담았다.
이 매체는 '계투 미스, 고쿠보의 일본 패배'를 헤드라인으로 뽑으며 고쿠보 감독의 패착을 지적했다. 역시 7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했던 오타니의 쇼헤이의 조기 교체가 가장 큰 문제였다.
산케이스포츠는 아예 그라운드의 모습 없이 기자회견장에서 고개를 숙여 사죄하는 고쿠보 감독의 모습으로 1면을 채웠다.
이 매체는 '고쿠보 감독의 참회, 제 자신의 미스'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중심에서 한국에 당한 굴욕을 달랬다. 고쿠보 감독의 이름 옆에는 여러 설명이 붙었다. 당장 전날의 '9회 4실점'부터 '마무리 투수 없는 선수 선발'까지 문제를 삼았다.
씁쓸한 패배였지만 오타니의 7이닝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호투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듯 했다. 3개 신문 모두 1면을 넘기자마자 큼직한 오타니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닛칸스포츠는 '세계에 충격, 오타니 압투(역투)'라며 대대적인 칭찬에 나섰다. 그래픽까지 동원하며 오타니의 투구에 대해 자세히 분석했고 '2경기 13회 3피안타, 21탈삼진까지'라고 찬사를 보냈다.
스포츠호치도 "161㎞, 11K. 오타니 만큼은 압도적이었다"고 했고 산케이스포츠도 "오타니는 역시 대단했다"고 칭찬했다.
완벽한 패배로 인해 한국에 대한 비난은 없었다. 분하지만 패배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닛칸스포츠는 '한국 미러클 결승행, 이대호 결승타'라며 한국의 승리와 향후 결승 일정에 대해 소개했다. 다른 매체들 역시 자국의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이대호의 활약을 중심으로 한국의 승리를 다뤘다.
이날 가판대의 종합지들은 대부분 참패 소식을 1면에서 다루지 않았다.
스포츠면에서 비난의 수위는 스포츠전문매체보다 점잖았지만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요미우리신문은 '계투실패, 사무라이 떨어지다'는 제목에 '9회 설마 3명이 4실점'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이 신문 역시 한편에는 오타니의 호투에 대해 소개했고, 반대면에는 이대호의 결승타와 한국의 승리에 대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