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발생한 C형 간염 집단 감염의 원인은 주사기 재사용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다나의원의 C형 간염 집단 감염은 장기간 지속된 주사기 재사용에서 비롯된 혈류 감염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C형 간염 전파 요인으로 지목된 주사기 재사용이 다나의원 원장과 종사자들의 진술로 확인됐다. 종사자들은 해당 원장이 2008년 개원한 이후로 장시간 주사기를 재사용했다고 말했다.
또 다나의원 내원자에게서 확인된 C형 간염 1a형 바이러스가 주사기와 연관된 환경 검체에서도 동일하게 나왔다. 78명이 C형 간염 항제양성자로 확인된 가운데 이 중 55명이 현재 감염된 상태다. 이들은 모두 1a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다나의원 내원자의 C형 간염 유병수준이 지역사회의 평균보다 최대 12배 높은 것도 주사기 재사용에 의한 감염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체액을 통해 옮겨지는 감염병으로 일상생활에서의 전파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직 효과적인 예방 백신은 없으나 합병증 발생 이전에 조기 발견할 경우 대부분(70~80%) 치료가 가능하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료인 면허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의료인 면허신고제 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의료행위 수행이 가능한 건강상태 판단 기준 등을 마련하고 의료인에 대한 보수교육을 내실화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약사에 대해서도 면허신고제 도입을 검토하는 등 약사에 대한 면허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나의원 C형간염 78명으로 늘어…B형간염·매독·말라리아도 확인
한편 '다나의원'에서 발생한 C형 간염 감염자가 1명이 추가돼 78명으로 늘었다. 또 이 병원 이용자 중에서는 C형 간염과 같이 혈액을 매개로 감염되는 B형 간염과 매독, 말라리아 바이러스 등도 검출됐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다나의원' 이용자 1055명을 검사한 결과 78명이 C형 간염 항제양성자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다나의원에서 주사 처치를 받았고 이중 55명은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돼 현재 감염중인 상태다. 다만 중증합병증으로 확인된 사례는 없었다.
방역당국은 2008년 5월 이후 다나의원을 이용한 2268명에 대해 C형 간염 등 혈액으로 전파되는 감염병을 검사하고 있다.
헌혈시 혈액안전을 위해 실시하는 선별검사항목으로 C형 간염 외에 B형 간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에이즈바이러스·HIV), 말라리아, 매독 등이다.
현재까지 완료된 787건 중 매독 항체 양성 4건(현재 감염 1건, 과거 감염 3건), 말라리아 항체 양성 18건(과거 감염, 모두 무증상), B형 간염 항원 양성 23건(성인 B형간염 항원 양성률 3%)이 확인됐다.
그러나 당국은 지역사회에서 발견되는 수준으로 다나의원의 C형간염과 동일한 감염경로로 발생했거나 확산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가 등록관리중인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 중 다나의원 내원자는 없었다.
당국은 3~4일내 이들 감염병에 대한 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 다나의원 집단 감염을 계기로 의료인 면허신고제 관리를 강화한다. 의료인 면허신고제 개선 협의체'를 이달내 구성하고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를 내년 2월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 협의체를 통해 의료행위를 수행할 수 없는 건강상태 판단기준 및 증빙방안 마련 등을 논의해 구체적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선안이 마련되면 의료법 개정을 즉시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