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울리 슈틸리케(61·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을 향해 우려 섞인 시선을 내비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진행된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청용의 출전 시간 부족에 대해 "나도 인지하고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뛰고 있는 이청용은 최근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난 상황이다.
시즌 개막 후 15경기가 진행됐지만 이청용이 뛴 시간은 총 42분에 불과하다. 이날 오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경기에서는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한다고 해도 실전 경험이 줄어들면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소집 때 이 문제를 두고 이청용과 면담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주전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이청용에게 이야기해주면서 '그래도 대표팀에 선발해 출전까지 시킨다면 절대로 실수하지 말고 대표팀에 올 자격이 있다는 것을 경기장에서 충분히 증명해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소개했다.
이어 "출전 부족이 계속 이어지기에 감독도 힘들다는 입장을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이는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행동일 수도 있다. 결국 팀이 잘 되고 이기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파들의 출전 시간문제는 이청용에게만 국한되는 일은 아니다. 손흥민(23·토트넘)과 기성용(26·스완지 시티) 등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면 입지가 안정적인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큰 대회가 없는 지금이야 문제점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지만 월드컵 같은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을 때에는 슈틸리케 감독도 더욱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출전 시간이 적은 유럽파 선수들의 대표팀 발탁 여부에 "지금은 답하기가 어렵다. 상황을 봐야 한다"고 난감해했다.
"잉글랜드나 독일, 스페인 등에 머물면서 자주 출전 못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국내에서 매 경기에 나오는 선수도 있다"는 슈틸리케 감독은 "팀이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실력이 있어야 한다. 국내에서 매 경기를 다 뛰어도 그것을 갖추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경기에 못 뛰는 선수가 있어도 뽑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