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의 외국인선수 키아 스톡스(22·미국)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삼성생명은 9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65-63으로 승리하며 5할 승률(6승6패)에 복귀했다.
센터 스톡스가 펄펄 날았다. 32분6초 동안 13점 13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수비형 센터답게 블록슛을 6개나 올렸다.
하나은행의 외국인선수 샤데 휴스턴과 외국인선수급 기량과 체격을 갖춘 첼시 리를 상대로 높이의 무서움을 잘 보여줬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삼성생명에 온 스톡스는 193㎝의 신장에 팔이 길어 높이가 상당하다. 타이밍을 읽는 능력을 겸비해 블록슛 능력도 탁월하다.
이번 시즌 12경기에서 경기당 블록슛 2.33개로 전체 1위. 웬만한 선수는 스톡스 앞에서 슛을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공격력(평균 8.9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듣지만 수비만큼은 단연 으뜸이다.
임근배 감독이 스톡스를 영입한 배경도 스톡스의 높이와 수비력 때문이다.
임 감독은 과거 남자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에서 코치로 있던 시절에 브라이언 던스톤, 리카르도 라틀리프 등 수비형 센터의 효과를 경험했다.
임 감독은 "스톡스는 그동안 농구를 하면서 공격보다 수비 위주로 했던 선수다. 자신 말고도 동료들 중에 출중한 공격력을 가진 선수가 있어 본인이 굳이 공격을 할 필요가 없었던 환경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격력을 보완해야 한다"며 "잘 큰다면 여자농구의 던스톤, 라틀리프가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스톡스의 아버지는 미국프로농구(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뛰었던 그렉 스톡스(52). 아버지 스톡스 역시 같은 포지션에서 수비형 선수로 통했다.
스톡스는 아버지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4살 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육상을 시작한 스톡스는 자신보다 2살 많은 아이들과의 경쟁에서 늘 이겼고, 이를 통해 아버지는 스톡스의 운동신경을 알아봤다.
고교 시절에는 좋은 운동능력 때문에 농구부와 배구부에서 동시에 활동했다. 배구부 일원으로 전국대회 3위에 오른 적도 있다.
스톡스는 블록슛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고등학교 때 배구 선수로 활동했다. 그게 지금 블록슛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농구는 기본이었다. 졸업반 때, 경기당 25점 14.8리바운드 5.1블록슛을 기록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16세 이하 대표팀, 2010년 유스올림픽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코네티컷대학에 진학한 스톡스는 2013년과 2014년 2차례에 걸쳐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우승을 이끌었고, 2015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1순위로 뉴욕 리버티에 입단했다.
데뷔 첫 시즌 34경기에서 경기당 5.8점 6.4리바운드 1.9블록슛을 올렸다. 신인이지만 블록슛 부문에서 전체 4위에 오르며 WNBA 2015 올-루키 팀에도 포함됐다.
스톡스는 "예전부터 수비에 비해 공격이 약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며 "한국은 일대일보다 조직적인 농구를 해서 많이 배우고 있다. 많이 배워서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스톡스는 장차 미국대표팀의 일원이 될 자질을 갖췄다. 임 감독은 이 질문에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네"라며 웃었다.
NBA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를 닮은 몸과 달리 캐릭터 '엽기토끼 마시마로'를 연상하게 하는 귀여운 외모 때문에 남성 팬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