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MC 노홍철(36)은 시종일관 안절부절 못했다.
17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tvN 예능프로그램 '내 방의 품격' 제작발표회 현장은 노홍철이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으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 뒤 첫 공식석상이었다.
입에 모터를 단 것처럼 빠른 속도로 말을 쏟아 내 '퀵 마우스'로 불리던 그 입은 다소 굳은 듯 '어버버'했다. 시옷 발음을 'th[θ]' 소리로 내는 것도 더 심해졌다. 하이라이트로 공개된 첫 녹화 전 대기실 영상에서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스타일리스트에게 "넌 좀 잤니? 난 못 잤어"라고 말하며 대기실을 빙글빙글 돌았다.
이날 노홍철은 본격적인 제작발표회 시작 전 카메라 앞에서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먼저 입장을 밝혔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과를 드릴 수 있어서 감사드리고 지금도 많이 떨립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이 걱정도 하고 고민도 했는데. 어떤 말로 사과를 드려도 제가 저지른 큰 잘못이 씻기지 않은 거라는 걸 너무 잘 느꼈습니다. 방송으로, 방송 외적으로도 여러분께 드린 실망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정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겠습니다."
17일 밤 11시 첫 방송되는 '내 방의 품격'은 셀프 인테리어를 주제로 정보와 경험담을 나누는 인테리어 토크쇼다. 김종훈 담당 PD는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을 기준으로 노홍철과 박건형(38), 오상진(35), 김준현(35)을 섭외했다. 그동안 방송에서 깔끔한 성격과 독특한 집 인테리어로 관심을 모은 노홍철이 복귀작으로 '내 방의 품격'을 선택한 이유다.
"쉬는 동안 시청자로서 TV를 보면서 출연자가 즐기면서 하는 프로그램이 보기에도 편하고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지 쇄신이나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열심히 하는 걸 보여드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했습니다."
노홍철은 '내 방의 품격'과 함께 tvN '길바닥 쇼'로 본격적인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음주운전에 적발된 직후 "앞으로 방송 일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던 만큼 지금 자신의 복귀에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것도 알고 있고 그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금의 노홍철을 있게 한 프로그램인 MBC TV '무한도전' 복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저한테 가장 소중한 프로그램이라서 큰 잘못을 한 뒤 그 프로그램을 다시 한다는 것이 저 자신에게 허락이 안 될 것 같았어요. 가장 소중한 걸 내려놓지 않는 게 저한테 허락이 안 될 것 같아서. '무한도전' 멤버들, 김태호 담당 PD랑도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제 복귀에 대해서 저희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많은 분이 원하고 바라는 방향으로 생각해 보자고 했어요. 혹시라도 원하는 분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열어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