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문서 책냄새 사람냄새 가득한, 그곳에 가고싶다 추억과 인정이 숨쉬는 용산역 헌책방 ‘뿌리서점’ 용산역 ‘용사의 집’ 뒷골목. 사창가가 즐비한 역 앞이나 사람이 북적대는 전자상가와는 너무도 다른, 고독감마저 자아내는 한적한 길에 낡은 책들이 덩이째 묶여 거리에 나와있다. ‘책이 주인을 기다립니다!’라고 붓글씨체로 쓰여진 조그만 철제 간판이 입구임을 알리는, 그 밑으로 두 명이 지나가기엔 역부족인 좁다란 계단이 지하로 향해있다. 계단에늘어선 비디오테입이며 LP판, 헌책들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쾌쾌하지만 싫지 않은 책 곰팡내가 가장 먼저 맞이한다. 책과 함께 하는 좋은 친구들 손님이 오자 반갑게 인사하며 음료수를 따라주는, 인상 좋은 중년의 남성이 이곳 헌책방 ‘뿌리서점’의 주인인 듯 했다. 도수가 높아보이는 두꺼운 안경이 자꾸만 코끝으로 흘러내려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히며 시선을 두는 주인 김재욱(59) 씨. 분주하게 책정리를 하면서도 행여나 손님이 불편한 일은 없는지 자주 두리번댄다. 단골인 듯 친근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머리가 희끗한 남성이 김씨 옆으로 다가가 찾는 책이 있는지 물어본다. 김씨가 얼른 찾아서 전해주자 손님은 복권에 당첨된 양
무제 문서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의 쇼가 펼쳐진다” 순수 국내 뮤지컬 ‘펑키펑키’ 제작·연출한 개그맨 정성한 세상이 흉흉하다. 경기침체와 카드빚에 쪼들려 살인도 하고 자살도 한다. 뉴스에서는 어떤 사람이 투신자살을 했네, 또 어떤 사람은 목을 맺네 하면서 우울한 소식만을 전한다. 이렇게 맥이 탁 풀리는 재미없는 세상에 ‘자살방지 공연’을 자처하며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의 쇼를 보여주겠다’는 비장한 포부를 내비치는 이가 있다. 작은 체구에 엄청난 끼를 발산하는 개그맨 정성한(33). 그가 이번에 대형 사고를 쳤다. 코미디와 쇼의 혼합 ‘정성한’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컬트삼총사’다. 지금은 그가 탈퇴해서 ‘컬투’가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에게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컬트삼총사’다. 때문에 그에게는 무대 위에서 직접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맨’의 이미지가 강하지 ‘연출가’라는 직함은 조금 낯설다. 아무리 국내 최초로 개그콘서트 형식의 공연을 시작하고, ‘아이디어 뱅크’라는 닉네임을 얻을 정도로 ‘똑똑이’라지만, 그래도 개그맨인 그가 뮤지컬 연출을 맡았다는 것은 왠지 불안하다. 그것도 총 제작비 150억원의 어마어마한 공연 아닌가. 그러나
무제 문서 미국식으로 거듭난 고딕의 영웅들 독특한 상상력과 비주얼로 승부하는 SF액션 어드벤처 ‘젠틀맨리그’ 태권V와 마징가Z가 싸우면 누가이길까? 슈퍼맨과 베트맨이 뭉치면 천하무적이 되지 않을까? ‘젠틀맨리그’는 어린 시절 누구나 품었을 법한 이 같은 상상에서 출발한다. ‘세계문학전집’ 등의 책을 통해, 혹은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만난 익숙한 히어로들이 드림팀을 결성한 것. 영웅에 대한 원초적 갈증을 원 없이 채워준다. 라이더 헤거드의 ‘솔로몬 왕의 보물’ 브람스토커의 ‘드라큘라’ 쥘 베른의 ‘해저 2만리 ’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 등 영화의 캐릭터는 모두 한 세기에 걸쳐 사랑 받은 서구 판타지 모험 소설의 주인공들이다. 다수의 유명 소설에서 캐릭터는 따왔지만, 원작은 새로운 형식으로 화제가 됐던 알란 무어와 캐빈 오닐의 만화 ‘이상한 신사들의 리그(The League of Extraordinary Gentleman)’다. 개성 강한 영웅들이 서로 부딪치며 만들어내는 화려한 불꽃은 뿌리칠 수 없는 매력. 1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쏟은 만큼 볼거리도 뛰어나다. 위험 요소가 있다면 한국적 정서에 위배되는 황당한 설정과 스토리. 하지만
무제 문서 공 연 야곱과 그의 주인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느림’ 등과 영화 ‘프라하의 봄’으로 유명한 밀란 쿤데라의 몇 되지 않는 희곡작품의 하나를 연극화했다. 하인 야곱과 그의 주인과의 대화를 통해 사랑과 우정, 거짓과 진실, 과거와 현재, 주인과 하인, 신과 인간, 관객과 배우 등 ‘해체’와 ‘공존’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삶과 인생에 대한 지적탐구과정을 배신과 육체탐닉을 통해 쉽게 풀이했다. 8월26일∼9월14일/ 바탕골소극장 문의 02-3273-6885 킹 성경인물인 다윗의 생애를 압축한 창작 뮤지컬. 목동에서 이스라엘 왕의 자리까지 올랐으나 부하의 아내인 밧세바를 탐하면서 겪게되는 갈등과 절망을 다뤘다. 자식들의 근친상간, 배반 그리고 죽음 앞에서 절망하는 인간의 유약함과 영웅적 면모가 동시에 그려진다. 연대기적 사건나열을 극복하기 위해 환상, 압축, 상징 등을 활용해 뮤지컬로 표현한 작품. 8월22일∼9월4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02-706-7325 오이디푸스 업·業·카르마 소포클레스의 고전 ‘오이디푸스’를 우리 정서에 맞게 재해석, 실험, 창조한 작품. 기존의 오이디푸스가 ‘알 수 없는 운명 앞에 무기력한 인
무제 문서 서양엔 제우스, 우리나라엔 옥황상제! 천대받고 따돌림당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그리스·로마 신화는 잘 알면서 우리 신화는 고작해야 단군신화 정도만 알려져 있는 것이 인정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 그만큼 우리 신화는 역사가들만의 ‘꺼리’였을 뿐 대중화되지 못했기에 서양신들의 이름과 활약상은 줄줄이 꿰고 있으면서 단군, 고주몽, 박혁거세를 제외하고 더 이상의 이름을 나열할 수 있는 이는 극히 드물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옛이야기를 새로 쓰고 들려주는 데 애쓰고 있는 서정오 작가는 “서양의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풍부한 이야기가 우리 신화에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어린이에게 상상력을 키우고자” 이 책을 썼다. 삼천리 방방곡곡 神 총집합 책은 익히 알려져 있는 건국신화·탄생신화는 생략하고, 민중과 보다 가까웠던 구전신화, 서사무가 등에 초점을 맞췄다. 이승과 저승을 나누어 다스리게 된 옥황상제 쌍둥이 아들 ‘이승신 소별왕과 저승신 대별왕’을 시작으로, 북두칠성이 된 효성스런 일곱 아들 이야기 ‘별의 신 칠성님과 옥녀부인’, 사람들에게 아기를 점지해 주고 아기 낳는 일을 도와주는 ‘탄생신 삼신할멈’ 등 총 21편의 이야기가
무제 문서 젊은 예술과 충돌하자! 비주류 문화의 축제 한마당,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2003’ 가이드 대중예술의 대형화로 문화의 획일화 상업화가 점차 심각한 상황. 비슷비슷한 형식, 뻔한 주제의식에 답답함을 느낀다면 다음달 7일까지 열리는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을 주목하자. 독립예술의 창작활성화와 아시아 젊은 예술인의 교류와 연대를 위해 서울 홍익대학교 일원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미래지향적인 젊은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축제 한마당이다. 올해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은 아시아 젊은이들의 끼와 열기를 발산하고 교류한다는 의미의 ‘아주열정(亞州熱情·Asian Fever)’을 주제로 열린다. 아시아 최대의 프린지 페스티벌로 자리잡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서기 위해 아시아 지역 예술가들과의 교류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행사는 ▲음악축제 ‘고성방가(高聲放歌)’ ▲미술전시축제 ‘내부공사(內部工事)’ ▲영화축제 ‘암중모색(暗中模索)’ ▲무대예술제 ‘이구동성(異口同聲)’ 등 각 분야별로 다채롭게 펼쳐지며, 190여 문화예술단체 및 개인이 참여했다. 아시아 프로그램의 장르별 다원화 시도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프로그램은 일본 공연예술계 신성 3인방(피지컬
무제 문서 공 연 사운드 오브 뮤직 ‘에델바이스’와 ‘도레미송’으로 너무나 유명한 가족 뮤지컬. 1965년 영화로 만들어져 줄리 앤드류스와 크리스토퍼 플리머를 세계적 스타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엄격한 군인과 자유분방한 수녀의 로맨스, 2차 세계대전 중의 시대상과 그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오스트리아의 모습, 그리고 친숙한 노래와 춤이 관객을 매료시킨다. 이번 공연은 20인조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모든 노래가 라이브로 진행되며, 마리아 역에 이혜경, 폰트랩 대령 역에 김성기 외, 성기윤, 이건명, 이경미 등 유명 뮤지컬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7월29일∼8월11일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문의 1588-7890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2001년 그림동화책으로 처음 소개된, ‘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의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은 문명사회가 운명적으로 지닐 수밖에 없는 허점을 비판하면서 아이들 마음속에 잠든 신비로운 세계를 철학적으로 풀어냈다. 이번 공연에서는 모노와 칼라가 조화된 무대에 그림자 배우, 그림자 조명, 그림자 영상, 그림자 의상 등 그림자를 이용한 가족극으로 재탄생했다. 세상 만물에 존재하는 저마다의 가치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연극. 8월
무제 문서 어른을 미소짓게 만드는 동화 잊혀진 자투리 문화의 생생한 부활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 '혼자 놀기의 진수’. KBS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 코너를 보면 유아독존을 자처하는 선도부 반장이 매회 혼자 노는 법을 소개한다. 시체놀이, 부침개놀이, 도서관놀이 등 그가 보여주는 행동은 관객의 공감을 십분 자아낸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순한 ‘우스개’가 아닌 실제 우리네 모습이기 때문이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컴퓨터 게임을 하며, 혼자 집에서 TV를 보는 현대인.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요즘어린이들을 보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동양적 삽화 그리움 자극 오래지 않은 과거만 하더라도 동네 어귀를 둘러보면 술래잡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땅따먹기, 딱지치기 등 삼삼오오 여럿이 모여 신나게 노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보다 좀 더 과거로 시계를 돌리면 산과 들을 쏘다니며 꽃과 풀을 따먹는 꽃놀이, 풀놀이에서부터 꼴 베기, 꼴 따먹기 등 컴퓨터와 게임기가 없어도 자연 속에서 충분히 재미를 즐기던 순박한 어린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는 이렇듯 옛 아이들의 놀이, 풍습 등 이제는 사라져버린 우리 문화를 찾아내
무제 문서 타임머신 타고 내다본 천변풍경 다양한 세대 다채로운 방식, 청계천 일지 ‘물 위를 걷는 사람들’展 지난 7월1일 청계천 복원 사업이 드디어 시작됐다. 찬반양론을 뒤로하고 염려와 기대 속에 복개의 흔적들이 뜯어져 나갔다. 복원 후의 모습이 과연 인간 중심의 생태적 환경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다려봐야 할 테지만 그 전에 너무나 일상적이고 낯익어서 오히려 잊혀졌던 청계천을 떠올려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8월17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02-214-8800)에서 열리는 ‘물 위를 걷는 사람들-청계천 프로젝트’전이 그것. 20대 신진부터 원로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초월한 작가들이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기록·상상했다. 이번 전시의 ‘돌아보다’ ‘재발견하다’ ‘거닐다’ 세 부분으로 구성된 작품들을 통해 청계천의 역사를 되짚어 본다. 가난했던 그 시절 ‘돌아보다’ 1978년 복개공사가 완공되기 전까지 청계천은 서울의 대표적 판자촌 거리였다. 물 가장자리를 따라 잡동사니를 대충 쌓아놓은 듯 여기저기 어수선하게 지어진 판자집에는 고단하지만 순박한 일상이 꿈틀댔다. 일본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의 ‘청계천’
무제 문서 사찰탐방 잔잔한 마애불의 미소가 전염되는 곳 세속 번뇌 사그라지는 도심 속 산사, ‘승가사’ 굽이굽이 바위 사잇길을 오르고 또 오르니, 산허리의 선각(禪閣)이 단풍(丹楓)속에 자리잡았네. 왕사(王師)의 지난 자취 큰 비석(碑石)이 우뚝 섰는데, 옥불(玉佛)이 동쪽으로 오니 보배로운 전각(殿閣) 높이 솟았소. 만호(萬戶) 민가(民家)의 추녀 끝은 찬 비 속에 희미하고, 겹겹이 둘린 성곽은 저녁 연기 사이로 보인다. 서쪽 봉우리에 해지자 종소리 들리는데, 높은 누대(樓臺)에 혼자 올라 멀리 나르는 기러기 보고있네. - 다산 정약용의 승가사(僧伽寺) 역방시(歷訪詩) 경내로 연결되는 참도는 12지상이 조각돼 있다. 대웅전에 모셔놓은 석가모니불은 천년 향나무에 조각해 개금불사했다. 특이할 점은 탱화가 그림이 아닌 목조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었던가. 진흥왕순수비로 유명한 북한산 비봉에서 동쪽으로 1km쯤 떨어져 있는 종로구 구기동에 자리한 승가사는 사찰을 오르는 길부터 예사롭지 않다. 절에 오르는 두 갈래길 모두 깎아지듯 가파른 산세가 마치 이곳을 찾는 신도들의 불심을 시험하듯 하기 때문이다. 절경을 보기도 전에 이 험한 곳을 어떻
무제 문서 2% 부족한 ‘지브리표’ 판타지 단순 소박하지만 따뜻하고 유쾌한 애니메이션 ‘고양이의 보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지난해 여름 일본 열도를 휩쓸었던 스튜디오 지브리의 신작 ‘고양이의 보은’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세대 교체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지브리를 이끌어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자존심. ‘고양이의 보은’은 미야자키 감독이 기획만 맡고 신예 모리타 히로유키 감독을 후계자로 내세워 지브리의 새로운 미래를 꾀했다. 결과적으로 ‘고양이의 보은’은 지브리 특유의 따뜻한 질감과 교훈적 메시지가 진하게 베어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등에 비하면 무언가 약간은 부족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유머러스한 대사는 압권 ‘고양이의 보은’은 평단의 호평 속에서도 일본에서 흥행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애니메이션의 주 관객인 어린이들에게 여고생 주인공은 무리한 감정이입 대상이었던 것.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어른 관객에게 이 영화는 다소 저연령층에게 맞는다는 느낌이다. 모든 연령을 사로잡은 미야자키 감독의 ‘경지’가 새삼
무제 문서 인형극도 진보한다 ‘3國3色 인형극’ 첫 번째 무대, 러시아 ‘채마단 뚜엣’ 아이를 극장에 보내고 공연이 끝날 때까지 로비에서 기다리는, 혹은 극장 좌석에 아이와 나란히 앉아 공연 내내 잠을 자는 엄마의 모습은 아동극 공연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최근에는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가족극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자녀가 아니라도’ 볼 만한 수준 높은 작품은 아직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풍토에서 정동극장이 기획한 ‘3國3色 인형극’은 돋보인다. 세계 인형극 페스티벌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러시아, 체코, 일본의 우수 인형극을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인형극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으며 가족 공연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3國3色 인형극’은 채마단, 미노, 가와세미자 극단이 각각 10일식 이어가며 공연을 갖는다. 첫 번째로 공연한 러시아 채마단 극단의 ‘채마단 뚜엣’은 ‘인형이 없는 인형극’으로 인형극에 마임을 결합한 새로운 형식을 선보였다. 주요 아이템은 상상력과 마임 단순히 인형에 줄을 매달아 이야기를 전달하는 공연을 생각하고 있다면 아직 인형극의 세계적 추세에 둔감한 것이다. 요즘의 인형극은 콘서트, 연극, 뮤지컬 등의
무제 문서 보석보다 빛나는 열정 전통문양의 현대화, 귀금속공예 대가 이정훈 선생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의 어느 다세대 주택 지하. 장마철이라 습기도 차고 이렇다할 가구도 없어 휑그렁한 방에 빛을 발하는 무언가가 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금과 은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반지 귀고리 팔찌 비녀 등이 정갈하게 놓여있다. 처음 보는 디자인과 섬세한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감탄하고 있는 사이 옆 시선으로 또 다른 무언가 빛나는 것이 보인다.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희끗한 머리에 깔끔한 옷차림을 한 노인이 서있다. 인자하게 웃으며 음료수를 건네는 그는 바로 귀금속공예 명장 이정훈(69) 선생이다. 도안에서 제작까지 혼자 척척 “이곳은 내가 작업실로 쓰는 곳이야. 번화가에 있으면 방해하는 사람들이 많아 조용한 곳을 택했지. 작품 구상과 제작에 맘껏 몰입할 수 있어 좋아. 그런데 여기에 숨어있는데도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그래도 날 찾아온 손님이니까 이야기를 잘 해줘야겠지?” 초반부터 시간을 많이 뺏지 말라는 듯 선수를 친 이 선생은 그러나 대화를 시작하자 차근차근 자세히 설명해줬다. “나도 만들만큼 만들어 봤지만 요즘 쥬얼리는 화려하기는 해도 그 안에 의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