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2016 리우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는 신태용호가 주축선수들의 휴식과 조별리그 1위 통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0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앞서 우즈베키스탄과 예멘을 모두 잡고 두 경기 만에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했다.
이에 신 감독은 이라크전 선발 명단에 큰 폭의 변화를 줬다. 지난 예멘전과 비교해 7명의 선수가 새롭게 선발로 출전했다.
8강 토너먼트를 대비해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고 출전 시간이 적었던 이들에 기회를 주기 위함이었다.
신태용호의 공격진을 이끌던 황희찬(잘츠부르크), 권창훈(수원), 문창진(포항), 류승우(레버쿠젠) 등이 모두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박용우, 심상민(이상 서울), 연제민(수원), 이슬찬(전남) 등 주전 수비수들도 휴식을 취했다.
앞서 출전 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에게는 경기 감각을 익히게 했다. 공격수 김현(제주)이 첫 선발 기회를 잡았고, 유인수(FC도쿄), 황기욱(연세대), 구현준(부산), 박동진(광주) 등은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현은 전반 22분 이창민(전남)의 크로스를 깔끔한 헤딩슛으로 연결해 경기 선제골을 터뜨렸다. 골감각을 살린 만큼 황희찬, 진성욱(인천) 등과 주전 경쟁을 예고했다.
더불어 전반전에는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4-2-3-1 전형을 시험했다. 신 감독은 우즈벡전에 4-4-2, 예멘전에 4-1-4-1 등을 사용해 전술 선택의 폭을 넓혔다.
실리를 챙기면서 명분도 놓치지 않았다.
이라크전 무승부를 통해 승점 7점(2승1무)이 된 한국은 C조 1위 자리를 사수했다. 이라크(2승1무·승점 7)와 같았으마 골득실(한국 +6, 이라크 +3)에서 앞섰다.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한국은 오는 23일 D조 2위와 4강 티켓을 다투게 됐다.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호주 등이 다투는 D조 2위 자리는 오는 21일 결정된다.
24년 전부터 이어진 올림픽 최종예선 무패기록도 이어갔다. 한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최종예선 일본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32경기(24승8무) 동안 패하지 않았다.
다만, 수비 부문에서는 약점을 노출했다.
주축 멤버들이 빠진 상황이기는 했지만 경기 후반 들어 이라크 공격수들에게 맥없이 공간을 허용했다.
90분 내내 지켜온 리드를 후반 47분 동점골을 허용해 날렸다.
토너먼트에 앞서 신태용호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분명히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