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필환 기자]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이 2일 사의를 표시하면서 후임으로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추천했다.
박용만 회장은 이날 열린 ㈜두산 이사회에서 "오래 전부터 그룹회장직 승계를 생각해왔는데 이사 임기가 끝나는 올해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생각으로 지난 몇 년간 업무를 차근차근 이양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도 턴어라운드 할 준비를 마쳤고 대부분 업무도 위임했기 때문에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용만 회장은 앞으로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으로서 두산인프라코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태는 한편 두산 인재양성 강화 등을 위해 설립된 DLI(Doosan Leadership Institute)㈜의 회장을 맡을 예정이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계속 맡는다.
박용만 회장은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추천했다.
두산그룹에선 그동안 지주사인 ㈜두산의 이사회의장이 그룹 회장을 수행해왔다. 이에 따라 박정원 회장은 25일 ㈜두산 정기주주총회에 이은 이사회에서 의장 선임절차를 거친 뒤 그룹회장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두산그룹은 4대 경영체제를 맞게 됐다.
박정원 회장은 1962년 서울 태생으로 대일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보스턴대에서 MBA를 마쳤다.
1985년 두산산업(현 ㈜두산 글로넷BU)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현장경험을 쌓았다. 1999년 ㈜두산 부사장으로 상사BG를 맡은 뒤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익 사업 위주로 정리함으로써 취임 이듬해인 2000년에 매출액을 30% 이상 끌어올렸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과 인재 육성에도 기여를 해왔다.
그는 ㈜두산 지주부문 회장으로서 2014년 연료전지 사업, 2015년 면세점 사업 진출 등 그룹의 주요 결정과 사업 추진에 핵심역할을 했다. ㈜두산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2년 만에 5870억여원의 수주실적을 올리는 등 ㈜두산의 새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박정원 회장의 인재 중시 철학은 현재 구단주를 맡고 있는 두산베어스의 선수 육성 체계에서도 드러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역량을 갖춘 무명 선수를 발굴해 육성하는 '화수분' 야구로 유명한 두산베어스의 전통에는 인재 발굴과 육성을 중요시하는 박정원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