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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감옥에 갇히는 양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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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감옥에 갇히는 양심들



“양심적병역거부로 인한 수감자가 한국처럼 많은 나라는 없다”


 



“구치소로
옮겨졌을 때 여호와의 증인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특정한 종교를 믿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삶의 일부분에 감옥을 그려놓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숙명처럼 말이죠. 내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양심적병역거부의 문제가 그들에게는 일상이었습니다. 특정 종교를 떠나 평화와
인권이야말로 상대적인 가치에 우선하는 절대적인 가치가 아닌가요?”

12월17일 국가인권위원회 11층 배움터에서 10월25일 구금됐다가 11월11일 보석으로 풀려난 비종교적 양심적병역거부자 유호근 씨는 이렇게
말했다. 유 씨의 경우처럼 비종교적 이유로 전쟁과 폭력에 반대하며 병역거부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은 “‘양심의 자유’를 인정해지
않는 것은 인권탄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국방의 의무’ 앞에서는 메아리 없는 아우성이다.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 헌법재판소가 내린 양심에 대한 정의다. 대한민국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양심의 자유’는 성인
남성에게 주어진 ‘국방의 의무’와 충돌하며 양심적병역거부자를 낳고 있다. 이 양심적병역거부자들은 한 해에도 수백 명씩 ‘군사항명죄’나 ‘병역법위반자’로
고발돼 징역에 처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특정 집단에 대한 특혜 시비로 국민통합을 저해하게 될 것이므로 현재의 안보환경과 징병제 병역제도 하에서는 수용할 수 없다”고 국방부는
2001년에 공식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정부가 특정집단이라고 말하는 것은 ‘여호와의 증인’. 하지만 지난해 말 여호와의 증인이 아닌 불교신자
오태양 씨가 양심적병역거부를 선언해 일대 파문이 일었다. 그 이후 유호근, 나동혁 씨 등이 비종교적 양심적병역거부에 동참했고, 대학가에서는
예비 양심적병역거부자들이 속출했다. 특정 집단에 의한 것으로 치부해버릴 수 없게 된 것이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정민 씨는 “1만 명에 가까운
병역거부 전과자들과 지금도 감옥에 있는 1,400여 병역거부자들의 인권에서부터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병역거부자들을
그저 감옥에 가두어 두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초기에는 미국도 병역거부 탄압



연대회의의 초청으로 방한한 ‘반전 인터내셔널’의 안드레아스 스펙 사무총장은 이날 “병역거부로 인한 수감자가 한국처럼 많은 나라를 보지 못했다”면서
한국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비록 모든 국가에서 인정되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권리로써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방한한 미국친우봉사회의 제임스 라일리 동아시아 담당관은 “미국 내에서 양심적병역거부자들은 수많은 대중적 비판의 대상이 돼 왔지만 그들은
경력에 치명적 손상을 받으면서까지 병역거부를 했다”고 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살상행위를 강요하는 군대에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루 에이스와 무하마드 알리는 그 대표적인 인물. 반전영화 ‘서부전선 이상 없다’로 스타가 된 배우 루 에이스는 2차 세계대전에 전투병으로
징집되는 것을 거부해 제작사의 영화출연 섭외가 뚝 끊겼다. 무하마드 알리도 베트남전 참전을 거부한 후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으며 권투 인생의
종지부를 찍을 뻔했다.



대체복무 통해
사회적 공헌




양심적병역거부자들이 주장하는 대체복무제도의 도입은 요원한 실정.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 누가 군대를 가며 나라는 누가 지키겠는가?”라는
게 사회의 주된 목소리이기 때문.

유호근 씨는 “대만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대체복무제가 도입이 되더라도 현역보다 긴 시간, 헌신성이 요구되는 업무에 봉사시킴으로써 그런
우려를 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 씨는 또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서 국방에 치명적인 결함이 나타난 나라는 없다”면서 “오히려 대체복무자에 의해 사회복지 서비스가 확충되는
등의 의미 있는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제임스 라일리도 “미국에서 병역거부자들은 대체복무 기간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많은 사회적 공헌을 해왔던 선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수천 명의 병역거부자들이 정신병원에서 근무하기를 원했는데, 그들의
활동이 환자들의 처우개선과 병원시설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것. 병원에서는 곧 개혁이 이뤄졌고, 이 작업이 발전해
국립정신건강기금이 탄생됐다. 그는 대체복무를 한 후에도 병역거부자들이 계속해서 사회봉사를 위한 삶을 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보수 기독교계의 반대와 군대에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한국남성, 군 가산점 등으로 나타나는 남녀대립 등 다양한 한국의
특수성을 극복해야만 양심적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에 대한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반전 인터내셔널(War Resisters’ International, WRI)
 

미국 친우봉사회(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 AFRC)


 

반전 인터내셔널은 1차 세계대전 중 활동한 반전주의자 중심으로 1921년 영국에서 설립됐다. 이 단체는 “전쟁은 인간성에 반하는
것. 따라서 나는 어떤 전쟁에도 반대하며, 전쟁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있다. 현재는 40여개 국
80여개 지부가 활동 중.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운동은 반전 인터내셔널 활동의 중심 축이다. 서구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 인정되고, 대체복무제가 도입된
데는 이들의 활동이 큰 몫을 담당했다. 군사활동에 참여하기를 거부하고, 국방세 안 내기 운동, 제3세계의 병역거부자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사회사업과 공공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평화와

화해를 증진시킬 목적으로 1917년 미국과 캐나

다의 퀘이커교도가 창설한 단체다.

1차 세계대전 중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도와 선택적 군복무 형태의 일환으로 구제사업과

구급차 부대에서 일하도록 했다. 2차 세계대전 중

에는 정신병원을 비롯한 인도적인 부문에서 일하

는 것도 선택적 군복무 범위에 포함되도록 노력

했다.

미국친우봉사회의 자발적 국제 봉사 임무 계획은

미국평화봉사단의 본보기가 됐다. 1947년 영국의

퀘이커 봉사협회와 함께 공동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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