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장혁 기자] 기업의 이윤 추구와 무관하고 주로 평판관리에 활용되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이 180도 대우가 달라졌다.
CSR은 기업이 생산과 영업을 통한 이윤 창출활동을 할 때 환경 보전과 소비자 보호, 지역사회 발전을 비롯한 폭 넓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자선, 기부, 환경보호 등 사회공헌활동으로 나타나는데 CSR이 기업의 생존을 위한 지속가능경영(Corporate Sustainability Management) 패러다임의 핵심요소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글로벌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브랜드 가치 외에 경영투명성과 윤리경영,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공생의 길을 걷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어떤가.
브레이크 고장 난 8톤트럭처럼 성장만 위해 사지로 내달리는 모습은 아닐까.
휴렛팩커드(Hewlett Packard, HP)는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가 발표한 2019년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 순위 257위를 기록했다.
500개 기업 중 중간 수준이다.
한 가지 더 중요한 순위가 있다.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eputation Institute)의 2019 글로벌 기업 CSR 순위다. HP는 30위에 올랐다.
HP는 기업의 가치만 올리려는 노력 대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더 충실히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기업 삼성전자는 브랜드 가치 순위는 5위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 순위가 90위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HP는 일찍부터 기업문화가 파격적이었다.
1942년 전 직원 건강보험 비용을 지원했다.
사무실 디자인도 '벽이 없는' 오픈 플로어로 만들었다.
직원 간 소통과 공유를 강조했다.
당시만 해도 일반 기업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HP Way'는 이렇게 탄생했다.
HP는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켜나가는 기업이다.
단순한 사회공헌활동 때문이 아니다.
전 세계, 나아가 지구를 대상으로 한다.
HP는 세계자연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 WWF)과 세계적인 기후환경 문제,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자금과 여건이 부족해 실행하기 어려웠던 교육 프로그램에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서도 전사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했다. '한국HP사회공헌위원회'다.
다문화가정 지원 활동과 한국어 교습, 방과 후 공부방, 장학금 지원, 소외 이웃 봉사, 바자회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나섰다.
패커드는 1996년 83세로, 휼릿은 2001년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소통과 공유를 강조한 그들의 기업가 정신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