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찬영 기자] 이탈리아 글로벌 패션하우스 펜디(FENDI)가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 전시관에서 ‘2021 봄/여름 킴 존스 쿠튀르 컬렉션’과 ‘희귀 서적 원본 전시회’를 가졌다고 25일 전했다.
2021 봄∙여름 킴 존스 쿠튀르 컬렉션은 킴 존스(Kim Jones)의 데뷔 컬렉션으로, 시대를 초월한 로맨스와 영원한 창조성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킴 존스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블룸즈버리 그룹(the Bloomsbury Group)의 이단아적 영국 감성을 확장시키며 동시에 로마 메종 펜디의 오랜 역사에 대한 경의를 표현했다.
다채로운 영감의 원천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번 컬렉션은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와 바네사 벨(Vanessa Bell)의 자유분방한 독창성이 지닌 매력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조각 작품에 담긴 펜디의 언어와 패션 코드를 보여준다.
성별의 구분이 모호한 주인공의 시간 여행을 주요 모티브로 삼고 있는 이 소설에서는 뒤틀린 시간성 속에 여성과 남성이라는 아름다운 양성은 주어진 현실이 아닌 유연한 선택지가 되어 등장한다.
펜디 설립 후 3년이 지난 1928년에 버지니아 울프가 비타 색빌웨스트(Vita Sackville-West)에게 쓴 러브레터로 여겨지는 ‘올랜도(Orlando)’의 문학적 기교는 제본된 책을 연상시키는 메탈 클러치의 형태로, 혹은 마더 오브 펄 미노디에르(minaudière, 손잡이 또는 스트랩이 없는 작은 핸드백)나 가죽 부츠에 새겨진 텍스트 라인의 형태로 이번 컬렉션에 등장한다.
또한 막스 리히터(Max Richter)가 작곡한 곡을 배경으로 진행되며, 펜디의 친구와 가족들이 수십 년에 걸친 교제 기간 동안 버지니아 울프와 비타 색빌웨스트가 주고받은 편지에서 발췌한 다양한 구절들을 낭송한다.
블룸즈버리 그룹의 서식스 집인 찰스턴 농가 주택에서 발견된 다양한 모티브는 새롭게 재해석돼 비즈가 장식된 부츠와 수작업으로 채색된 힐로, 농가 주택 벽을 장식하고 있는 바네사 벨과 던컨 그랜트(Duncan Grant)의 프레스코화는 자수가 장식된 가운으로 표현됐다.
패션쇼와 함께 진행되는 문학 작품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리석 무늬 종이에 수작업으로 제본된 서적들은 버지니아 울프와 레오나르드 울프(Leonard Woolf)가 호가스 프레스(Hogarth Press)를 위해 출간한 것으로, 이탈리아의 고전 미학을 보여준다. 로마 보르게세 미술관의 대리석 인테리어를 연상시키는 이 책들은 이탈리아 고전주의와 블룸즈버리 그룹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하모니를 보여준다.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베르니니의 조각품들은 이번 컬렉션의 강렬한 데자비에 드레이프 드레스에도 영감을 줬다. 우븐 자카드와 실크 가운, 인타르시아 퍼 장식 및 수작업으로 장식한 비즈 테일러링에서 엿볼 수 있는 대리석 무늬는 이번 컬렉션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시각적 언어의 핵심 요소다.
펜디의 역사도 컬렉션의 주된 영감으로 사용되었다. 패션쇼에 등장하는 모델들의 자전적 이야기를 사용해 조형적 스케치와 장식에 관한 펜디 아카이브를 발굴했다. 빈티지 백의 벨벳 리본 장식은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해석했으며, 부츠에는 라거펠트의 마지막 컬렉션에서 차용한 칼리그래피 모노그램 비즈로 장식했다.
펜디의 중국 앰버서더인 담탁, 자오 타오, 장백지, 뮤즈 멩, 길극준일, 두쥐안, 왕 웬킨, 리우 단, 통 첸지에, 쥐샤오원, 진 다추안 등 의 모델이 이번 패션쇼에 등장하며 각자의 방처럼 연출된 유리 진열장 안에 머물러있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번 컬렉션 쇼에는 펜디의 중국 대변인 자오 웨이, 펜디 중국 레더굿 대변인 장 뤄윤, 배우 서기등 많은 인사 및 인플루언서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