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던 서울시교육감 보수 단일화가 결국 불발되는 양상이다.
31일 서울 교육계에 따르면, 박선영·조영달·조전혁 유력 후보 3명은 선거를 하루 앞둔 이날 오후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막판 유세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각 캠프 측은 모두 "다른 후보와 만나는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이들 후보 3명은 한 표라도 더 얻으려는 듯 '자신을 투표하는 것이 곧 보수 승리'라는 취지의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른 후보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주고 받으며 장외 공방도 이어갔다.
박선영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조전혁 후보는 선거비용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됐으며 조영달 후보는 보수들의 사랑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며 "박선영에 투표해주시면 그게 바로 단일화"라고 밝혔다.
조영달 후보는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 마지막 유세 연설에서 "학교폭력 가해자이자 범범 의혹자 조전혁, 위장전입·거짓 사퇴자 박선영과 같은 정치인들에게 교육의 집을 맡길 수는 없었다"며 "조영달로의 단일화는 교육의 승리이자 중도보수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전혁 후보도 이날 유세 도중 "박선영과 조영달을 찍으면 조희연이 된다. 조전혁을 찍어야 조전혁이 된다"며 맞섰다. 그는 "전교조를 혁파하는 데 선봉장 역할을 해 온 조전혁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방은 선거유세 기간중 계속돼 왔다.
특히 지난 21일 한 유튜브 채널에선 조전혁 후보가 조영달 후보와 통화 도중 박 후보를 '미친X'이라고 지칭하는 영상이 유포됐다. 이에 조전혁 후보는 "교육감 후보로서 품위 있게 행동하지 못했다"며 사과했지만, 박 후보는 "사과는 필요 없다"며 조전혁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최종적으로 단일화가 실패할 경우 보수 교육계가 선거를 앞두고 지난 2월부터 추진해 온 단일화도 헛수고로 돌아간다.
앞서 박선영·조영달·조전혁 후보는 지난 2월 수도권교육감후보단일화협의회(교추협)가 주도하는 단일화 과정에 참여했으나, 박선영·조영달 후보는 경선의 불공정성을 제기하며 중도 이탈했다.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인 이주호 예비후보가 단식에 후보 사퇴를 걸면서 박선영·조전혁 두 명의 재단일화 논의가 다시 시작됐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선거일이 다가오며 보수 진영 시민단체들이 개입하는 등 단일화 기구가 난립하는 모습도 보였다. '교육살리기 100만 의병단', '서울시교육감 범보수 단일후보 추대위원회', '서울시 중도보수 교육감 단일화를 위한 시민사회 지도자 회의' 등이다. 이들 기구에서 후보 간 만남을 주선했지만 3명 전원이 참석하는 자리를 이끌지 못했다.
진보 진영은 상대적으로 무난하게 단일화가 이뤄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 출신의 강신만 후보가 조희연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했다. 최보선 후보 역시 중도·진보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현직 프리미엄'을 쥔 조희연 후보에게 진보 성향 지지가 결집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조희연 후보는 유동인구가 많은 신림·역삼 등 지역을 지역을 돌며 막판 유세에 주력했다. 그는 이날 오후 마지막 선거운동 장소로 택한 강남에서 "조희연이 반드시 더 질 높은 공교육으로 서울교육을 완성하겠다"며 "경험, 능력, 그리고 자질을 갖춘 서울시교육감 적입자는 조희연이 유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