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통일부가 북한의 황강댐 수문 개방 정황에 대해 "사전 통보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통지를 않은 것에 유감"이란 입장을 냈다.
30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 황강댐 방류 상황과 관련해 "지난 주말부터 북한 지역 내 호우로 인해 북한은 최근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황강댐 수문 개방이 사실이라면 우리 측이 북측 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아무런 사전 통지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이런 황강댐 수문 개방으로 인한 북한의 방류를 감안해 미리 군남댐 수위 조절 등을 통해 대비해 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필승교 수위가 오늘 오전 1시 5m에서 오후 2시 3.24m로 낮아진 점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이 황강댐 방류량을 급격히 늘린 것으로 판단하진 않는다"고 했다.
북한 측 방류 추정 배경에 대해선 "북측이 공식 발표하진 않았으나, 저희가 여러 사정과 자료를 토대로 분석해 판단할 때 개방했을 가능성이 상당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6월28일 북한 측 수역 댐 방류 시 사전 통지를 요구하는 대북 공개 입장을 냈다. 또 같은 내용을 담은 통지문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발신 시도했다.
하지만 북한은 우리 측의 통지문 발신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고, 같은 날 정부는 소통 상황과 사안 시급성 등을 고려해 군 통신선을 통해 방류 시 사전 통보를 요구했다.
이번 북한의 댐 수문 개방 추정은 우리 측 대북통보 완료 시점 이후 판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방부는 "북한이 황강댐에서 며칠 전부터 방류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측 방류가 유력한 추정 수준인 만큼 현 시점에서 남북 통신선 등 공식 소통 경로를 통한 유감 입장 전달이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북측 지역의 강우 및 방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우리 측 수역 관리에 만전을 기해 국민 안전과 재산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남북은 공유하천 공동관리 방안을 협의한 바 있다. 북한 측은 임진강과 임남댐 방류계획 통보를 약속했으나 2009년 황강댐 방류로 인한 인명 사고가 발생, 사전 통보를 다시 구두로 합의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사전 통보 이후 방류한 사례를 6회로 집계하고 있다. 반면 2005년 9월, 2009년 9월, 2012년 8월, 2018년 6~7월 등 무단방류가 이뤄져 대북통지문을 발송한 사례도 존재한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