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1일부터 서울 택시 심야할증 시간이 밤 10시부터 시작되고 할증률도 최대 40%까지 오르는 가운데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서울택시 강제 휴무제인 부제를 한시적으로 폐지한 데 이어 심야 택시료까지 사실상 인상됐지만 과연 '심야 택시난'이 해소될 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는 시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늘부터 '택시운송사업 운임 요율 조정안'이 적용되면서 종전 자정부터 시작해 새벽 4시까지 적용되던 서울 택시 심야할증 시간이 오후 10시로 2시간 앞당겨졌다.
할증률도 기존 20%에서 20~40%로 올라간다. 택시가 부족한 오후 11시부터 오전 2시까지는 40%, 나머지 시간에는 20%로 적용돼 택시 심야 기본요금은 현행 4,600원에서 최대 5,300원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이밖에 심야할증이 없던 모범·대형(승용)택시도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20%의 할증이 적용된다. 서울 지역을 벗어나는 '시계외 할증'도 20%로 신규 적용된다.
택시 기본요금은 내년 2월1부터 인상된다.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현행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오른다. 기본 거리도 현행 2㎞에서 1.6㎞로 400m 줄어든다. 모범대형택시도 내년 2월부터 현행 3㎞당 6500원에서 7,000원으로 500원 오른다.
서울시는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야간에 개인택시를 추가로 공급하기 위해 지난달 10일 개인택시 가·나·다 3부제와 9·라 특별부제 등 부제를 한시적으로 폐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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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민들은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심야 택시요금이 사실상 오른 것에 부담을 느끼는 기류다. 택시업계도 배달, 택배업 등 다른 일자리로 이직한 택시기사들을 다시 유인할 처우개선책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인천 송도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박모(48)씨는 "요금이 올라도 택시를 탈 사람들이야 계속 타겠지만 나는 호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면 5번 탈 것을 한두번만 타게 될 거 같다"며 "연말 술자리도 가급적이면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마칠 생각"이라고 전했다.
서울 동작구에 살면서 종로로 출근하는 김모(37)씨도 "코로나19 거리두기가 끝난 뒤에도 택시가 너무 안 잡히니까 무조건 대중교통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술자리를 끝내는 게 습관이 됐다"며 "연말 약속에도 어지간하면 대중교통이 다니는 시간에 맞출 거 같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 광명에서 을지로로 출근하는 원모(33)씨는 "12월에만 저녁 약속이 10개 이상 있다"며 "차가 끊기면 울며 겨자 먹기라도 어쩔 수 없이 탈 거 같다. 날씨도 추워서 그냥 택시를 잡을 거 같다"고 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택시기사들이 돌아오게 할 대책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요금이 좀 더 현실화가 되고 근로형태가 유연화가 돼야 기사들이 돌아온다. 지금 요금 수준이라든지 근로형태가 경직된 상황에선 기사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