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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영어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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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못하는 게 무슨 죕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거 다 제쳐두고 대학 때 영어공부만 할 걸 그랬습니다.” 컴퓨터 엔지니어를 꿈꾸는 J씨. 컴퓨터 만지는 게 취미이자 특기인 J씨는 군 제대와 서울권 4년제 대학졸업 후 희망했던 모 기업에 입사를 지원하려 했으나, 지원 자격이 ‘토익 600점 이상’이라는 사항을 보고 포기해야만 했다. 다른 기업들도 상황은 비슷해 희망 기업엔 서류도 못 내보고 실력평가를 받을 수 없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요즘은 제 아무리 잘나도 영어를 못하면 인정받지 못한다. 실용영어가 뒷받침 돼야 기회가 주어지든, 유리한 위치에 서든 할 수 있다. 글로벌 역량 강화가 곧 경쟁력으로 인식되는 사회적 현상이다. 세계적 추세가 이러하다 보니, 온 국민이 영어 열풍에 휩싸여 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영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현대인으로선 영어가 또 하나의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시험영어 성적 말짱 ‘꽝’... 프리토킹 실력 경쟁
영어의 중요성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국제화 시대인 지금, 영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만 돼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게 요즘 통설이다. 기업체에서 ‘영어 가능자’를 선호하는 건 당연지사. 토익성적을 입사전형에 자격기준으로 삼는 경우는 일반적이고, 영어 면접시험을 통해 실제 회화 수준을 평가하는 기업도 크게 늘고 있다.
단순히 영어성적이 높다고 인정받는 건 아니다. 영어는 기본, 제3외국어는 선택으로 실제 활용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가 중요하다. 토익 700~800점대는 어디 가서 명함도 못내민다. 900점 이상의 고득점자도 속출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영어’는 기본이고 ‘수준차’에 따른 경쟁이 보이지 않게 작용한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박선정(SK텔레콤 BIZ전략팀 대리)씨는 대기업의 특성상 ‘영어는 다 하는 분위기’라고 전한다. 하지만 그 기대치가 상대적이고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누가 실력이 뛰어난지 가리기도 힘들다. 토익 900점 이상자는 수두룩하고 다들 공부 좀 했던 사람들이라 시험 영어는 평가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 최근엔 영어를 좀 한다는 사람들도 어학연수는 명함도 못 내밀고 외국 유학에 국적 자체가 외국인인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40대 이후 과·부장급들 중에도 업무상 영어수준이 뛰어나긴 하지만 일부 영어가 안되는 사람들은 남모르는 고민을 해야 한다. 대기업 간부로서 학원에 가기에는 남들 시선도 있고 해서 보통은 개별과외나 전화 교육을 받는 것이 대부분이다.
최근 취업·인사 포털 사이트 인크루트가 대기업 139개사를 설문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상 기업의 86.3%가 신입사원 채용시 영어평가를 하고 있다. 입사지원이 가능한 토익점수 하한 기준은 평균 676점. 영어실력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은 기술직도 하한점이 643점으로 사무직의 692점과 별반 차이가 없다.

HR코리아 유용미 과장은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인재가 영어 프리토킹을 기본조건으로 하는 곳이 80%정도 되고 홍보나 마케팅 외에 엔지니어도 영어가능자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는 요즘 기업들은 사업전략이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개발부터 모든 것을 해외 쪽에 맞춰, 엔지니어도 선진국의 기술교류와 제품개발을 위해 영어능력을 중요시 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기술직이라도 영어실력이 없으면 서류는 통과해도 취업엔 불리하다.


어학연수 다녀온 후 재취업 바람
업무능력이 월등히 뛰어나도 영어실력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마이너스된다. 실제로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은 실력이 뛰어나도 영어가 안되면 연봉부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토익 900점 이상, 국내 유명대학 우수졸업, 외모, 실력 모든 게 완벽했던 K씨는 웬만한 기업 비서로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영어면접에서 결정적으로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지 못해 그가 원하는 대기업 비서직에 채용되지 못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비단 대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을 대세로 중소기업이나 일반 소규모 업체서도 기획, 홍보, 마케팅 부서 등에서 영어가능자를 필수 조건으로 내세우거나 우선 채용내지 가산점을 부여한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말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서 토익 만점자(990점)를 탈락시켰다. 최종면접에서 영어회화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입사원 평가결과 토익점수와 업무능력에 큰 상관관계가 없고 점수가 높아도 외국인과 실제 대화를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설명이다.
자격조건이 영어 가능자로 국한돼 있어 원하는 일과 기업이면서도 입사지원조차 할 수 없는 장벽에 가로막힌다. 이정설 씨(29세 중소 의류수출업체 근무)는 비교적 영어에 자신감이 있었다. 대학 4년 동안 꾸준히 영어실력을 다져왔고 토익점수도 750점 정도를 따둔 상태였다. 지방에 있는 회사 사무직에 근무하다 좀 더 능동적인 일을 찾고 싶어 이직을 준비한 이 씨는 막상 면접시험을 보러 다니면서 자신의 영어가 ‘우물 안 개구리’ 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길로 무작정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가서 1년 반 동안의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비로소 서울의 한 중견 의류업체 기획자로 취업이 됐다. 이 씨는 “15년간 영어공부를 했지만 막상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드니까 참 허탈했다”면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회화수준이긴 하지만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많아서 요즘도 매일 학원에 다니며 공부하고 퇴근 후 케이블 방송 등을 보면서 실력을 쌓고 있다”고 말한다.

직장 내에서도 영어수준의 차이 때문에 고민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국내 유명 J 헤드헌팅사에 근무했던 김정남(34세)씨는 “운이 좋아 원하는 회사에 이직해 일을 할 수 있었지만 헤드헌터라는 직업의 특성상 외국계 기업체나 대기업 인사담당자를 상대할 때가 많은데 내가 실력이 부족해서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내가 아무리 성실히 일을 해도 능수능란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다른 경쟁자와는 비교가 되고, 또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고 털어놓는다.

지난해 김 씨는 과감히 사표를 내고 10개월간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뒤 자신감을 갖고 새 직장에서 헤드헌터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늦은 나이에 사표를 던지고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면서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영어는 기본 도구이고 그 도구가 없으면 당연히 상대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고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유용미 과장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진출을 위해 기술력 제휴를 맺고 해외지사 설립 등 ‘세계인’을 상대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지금 일은 하고 있지만 영어가 안되면 나중에 낙오될 수밖에 없다”며 영어의 필요성은 앞으로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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