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25일 여야는 한국사교과서 편향 문제 등을 둘러싸고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이 과정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의 답변태도를 문제삼아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또 여당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박창신 신부의 시국미사 발언을 강력 비판했다. 이날 대정부 질의에서 야당은 교학사 한국사교과서의 우편향 문제를 집중 제기한 반면 새누리당은 나머지 7종 교과서의 좌편향 문제를 부각시키며 맞불을 놨다.
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홍원 국무총리를 상대로 “지난 8월 검정을 통과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오탈자가 넘쳐난다. 비문이 수두룩하고 맞춤법 오류가 1000개 가까이 되는 부실교과서”라고 비판했다.
도 의원은 “의병을 소탕한다며 대토벌 작전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런 관점은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로 보는 일본의 시각과 일치하는 것”이라며 “역사를 쓰는 것은 집단 자서전을 쓰는 것이자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게 우리 정체성에 맞냐”고 따졌다.
같은당 유은혜 의원은“(교학사 교과서는)친일일 뿐만 아니라 5·16 이후 유신독재에 대한 심각한 미화가 있었다”며 “민정이양 약속만 뺐고 한일 배상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3선개헌도 유신헌법 선포도 빼놨다. 유신체제라는 표현 자체가 없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오류투성이 부실투성이 교과서가 검정통과된 자체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교학사 교과서를 통과시키기 위한 각본에 의해 승인하고 채점표도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고 우린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교학사 교과서 검정취소와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경질, 무책임하게 사태를 키워온 서남수 교육부장관 해임 등 3가지가 해결돼야 한국사 교과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김재경 의원은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나머지 7종 교과서 집필진 53명의 이력을 분석해보니 68%에 해당하는 36명이 전교조 출신 또는 전국역사교사모임 출신이었다”며 “집필진의 편향성을 놓고 본다면 그 정도가 심한 7종의 역사교과서도 지정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북한에 의해 자행된 천안함 폭침사건, 아웅산 테러, KAL기 폭파사건은 7종 교과서 그 어디에도 언급돼있지 않다”며 “3대 세습과 참담한 북한의 인권실태에 대해서도 1~2문장으로 기술하거나 아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당 권성동 의원도 “속칭 좌편향 교과서로 불리는 7종의 교과서들은 이념성과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역사를 왜곡하고 있었고 또한 한 교과서는 북한의 학술서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와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비상교육 등의 좌편향 교과서에서 반인권적 독재정권의 근간이 되고 있는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해 마치 주체사상이 바람직하고 훌륭한 것인 양 기술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좌편향을 넘어 친북 성향을 띄고 있는 교과서”라고 비판했다.
여야가 한국사교과서 편향 문제로 충돌하는 사이 정홍원 총리의 답변 태도도 쟁점이 됐다. 야당은 정 총리의 답변에 반발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 대정부질문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정 총리는 교학사 역사교과서에 대한 견해를 묻는 도종환 의원의 질의에 “지금 역사교과서는 검정을 거쳐서 통과가 됐다. 그래도 오류가 모든 교과서에 다 있다.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시정하는 중”이라고 답했고 이에 야당은 사실상 교과서 문제를 옹호하고 있다며 반발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한편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의 시국미사 내용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폈다.
강길부 의원은“다른 날도 아닌 연평도 포격 3주기를 하루 앞두고 나온 이번 발언은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동”이라며 “이런 발언을 종교 지도자가 하는 게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도“많은 국민은 이 사제단의 이름을 국민분열 갈등유발 사제단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민주당은 단호하고 분명한 태도로 사제단과 선을 그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사제단에 기대서 대선불복 운동을 하고 있다고 국민들은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