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 등이 지난 1998년 이후 2004년까지 금융 구조조정 및 대형화 등으로 인해 5개의 주요 은행으로 개편됐다. 합병은행의 직원들은 직장생활 만족도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을 뿐 아니라 은행직원으로서의 자긍심, 은행 애사심, 은행에 지속적인 근무 등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은행합병이 시너지효과를 내 경영성과로 이어졌는가에 대한 평가가 아직도 유보적인 가운데 인사제도 문제 등으로 인해 합병 은행간 조직원들의 갈등은 완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8일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이달 말 퇴임을 앞두고 서울 명동 본점에서 열린 월례조회에서 “잔소리 같지만 아직도 은행 내에 옛 한일 상업 평화은행과 종금사 LG투자증권 출신으로 구분짓는 경향이 남아 있다”며“인사철마다 출신을 따지며 서로 헐뜯으면 우리은행의 이미지가 실추돼 1등 은행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합병은행내 직원간 갈등이 남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인사제도 공정치 못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공동으로 합병은행 조합원과 직원 1,000명을 대상으로 ‘합병은행 노사관계 발전방안’ 등과 관련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은행합병 후 직장생활 만족도(5점 만점)는 4.08을 나타내고 있으며 ‘주어진 업무 이상으로 더 열심히 일 할 의사가 있다’라는 항목에도 4.21이라는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합병이전 은행별로는 한일은행이 4.48로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으며 뒤를 이어 상업은행(4.36) 국민은행(4.35) 순이며 한미은행(3.44) 직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많은 직원들은 은행합병 이후 인사제도가 공정하지 못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 대상자들은 인사제도(5점 만점)에 대해 인사관리 공정성(2.75), 승진 및 보상(2.73), 인사관리 정보(2.63) 등으로 나타났으나 인사제도의 종합적인 면에서는 2.7로 인식하고 있다. 소속 은행별로는 서울은행(2.22) 한미은행(2.23) 하나은행(2.4) 국민카드(2.69) 상업은행(2.74) 조흥은행(2.79) 한일은행(2.83) 국민은행(2.86) 신한-주택은행(2.87)의 순으로 나타났다.
인사제도의 개선방안으로는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및 시행’이 42%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상이한 직급 및 직위 등의 점진적 인사체계 일원화(27.3%)’ ‘상인한 인력 통합을 위한 전문직제 등의 방안을 통한 인사제도 개편(10%)’ ‘상이한 근로조건의 통일(9.8%)’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함께 조흥은행 직원들은 ‘노동조합을 통한 인사제도 개선방안 제시(15.1%)’를 꼽고 있으며 하나은행 직원들은 ‘상이한 직급 및 직위 등의 점진적 인사체계 일원화(44.8%)’에 대한 의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개편 필요하다 76.1%
은행합병으로 인한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76.1%로 압도적인 의견을 나타내고 있으며 조직개편의 시기에 대해서는 ‘초기 조직을 유지하면서 1~2년 사이에 통합해야 한다’가 44.8%을 보이고 있는 반면 ‘합병 직후 1년 이내에 신속한 통합’에 대해서는 32.6%를 나타내고 있다.
조직 개편 필요성에 대한 은행별로는 신한은행 직원들의 ‘그렇다’ 59.6%와 ‘매우 그렇다’ 29.8% 등 89%로 가장 높게 보이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주택은행 85%, 한미은행 81%, 한일은행 79% 순인데 반해 서울은행 직원들은 ‘그렇다’ 45.5%, ‘매우 그렇다’ 9.1% 등 54.6%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와함께 조직 내부 변화 등에 대해 응답자들은 ‘다소 개선(향상)되지 못한 것 같다(2.96)’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개선(향상)되지 못했다’고 인식하는 항목은 노동강도(2.06, 9%)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개선(향상) 됐다’고 인식하고 있는 항목은 은행의 비전과 전망(3.46, 52.6%)에 많은 점수를 주고 있으며 은행의 사업성과(3.44, 51.8%) 은행의 경영 투명성(3.41, 48.6%) 은행 전문성(3.31, 43.2%) 등의 순서를 보이고 있다.
은행별로는 한일은행(3.27) 상업은행(3.16) 주택은행(3.11) 조흥은행(3.02) 국민은행(3.01) 등은 합병이후 조직 내부의 주요 지표들이 ‘개선됐다’고 인식하고 있는 반면 한미은행(2.1) 서울은행(2.78) 국민카드(2.8) 하나은행(2.83) 신한은행(2.94) 등은 ‘개선되지 못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간 동질감 형성이 중요
인사와 조직개편 문제 등으로 인한 조직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원간 동질감 형성을 위한 노력’이 32.6%로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조직 일체화를 위한 인사교류’ 15.6%와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한 조직문화 형성’ 10.8에 이어 ‘노동조합의 다양한 역할’도 7.6%나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타 조직의 이해증진을 위한 노력’은 3.9%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상업은행의 경우 ‘직원간 동질감 형성을 위한 노력’과 ‘조직 일체화를 위한 조직문화 형성’이 각각 38.8%을 기록, 조직간 갈등 해결을 위한 1순위로 꼽고 있는데 반해 조흥은행 직원들은 ‘노동조합의 다양한 역할 강화’에 19.8%기록 2순위로, 하나은행 직원들은 ‘타 조직의 이해 증진을 위한 행사 마련’에 10.3%로 전체 평균치의 3배에 달하는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승민 금융노조 정책실장은 “합병은행의 직원간 갈등을 유지하고 있는 데에는 합병후 은행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성과주의적’ 조직개편 및 인사제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와함께 “직원간 갈등을 해소하고 노사관계를 발전하기 위해서는 금융정책 노사참가, 고용안정 보장, 공정한 임금인사 제도 마련, 노조의 경영참가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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