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국방부가 탄저균 효과가 없고 부작용이 심해 미군조차도 사용을 중단한 제독제를 지난 5년간 32억원을 투입해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국회 국방위원회 백군기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용산(갑))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제독제 구매현황’자료에 나타났다.
국방부가 백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탄저균과 같은 포자에 대한 제독효과가 미미하고, 장비마저 작동불능 상태로 만드는 DS-2 제독제에 2011년부터 올해까지 32억 8,15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DS-2 제독제는 화학‧생물학 작용제에 오염된 차량이나 전차를 제독하는 데 사용하는 제독제다.
한편 DS-2 제독제의 낮은 제독효과는 군에서도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군 화생방방호사령부가 2014년 4월 발간한 <합동 화생방 기술정보> 제53호에 게재된 ‘탄저포자에 대한 군용제독제의 제독효과 연구’에 따르면 DS-2 제독제는 대장균과 같은 세균에는 60.9%~85.7% 까지 제독효과를 보이지만, 탄저유사균에 대해서는 50.4~75.9%, 탄저유사균 포자에 대해서는 30.4%이하의 제독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밝혔다.
또한 1990년 미 회계감사국(GAO)이 낸 ‘국방부는 제독제 목록에서 DS2를 제외해야 함(DOD Should Eliminate DS2 From Its Inventory of Decontaminants)’ 보고서는 DS-2 제독제가 미 육군이 운용 하는 M1 전차의 전자장비와 광학장비에 작동불능 상태의 손상을 주고 무한궤도도 분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심지어 DS-2는 식도협착을 유발하고 각막‧간‧중추신경계 손상은 물론 인간의 생식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등 인체에도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미 회계감사국 보고서는 적고 있다.
이에 백군기 의원은 “DS-2는 장비를 작동불능 상태로 만들고 환경과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미군은 2008년부터 사용을 중단하고 친환경 제독제로 교체한 실정”이라며 “우리 군도 작전에 지장이 없도록 새로운 제독제 도입이나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DS-2와 관련해 작전요구성능 조차 파악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백군기 의원은 “DS-2에 요구되는 작전요구성능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요구했으나 합참은 ‘30년 이상 지난 문서라 파기한 상태라서 제출이 어렵다’고 답변했다”며 “군수물자에 대한 작전요구성능도 모르고 관성적으로 구매하는 행태는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