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꽁지머리' 김병지(45)가 은퇴 기로에 섰다.
노상래(45)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4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구단이 어제 선수단 휴가를 보내고 오늘 최종적으로 (김병지에게 재계약)의사가 없는 것을 알렸다"고 전했다.
전남과 재계약에 실패한 김병지는 이적 시장으로 나오게 됐다. 만약 그를 원하는 팀이 없다면 은퇴를 고민해야 한다.
김병지는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1992년 울산 현대에서 데뷔한 김병지는 프로데뷔 24년차다. 4개팀을 거쳐 지난 2013년 전남에 터를 잡았다.
한국 나이로 마흔 일곱을 바라봤지만 올 시즌 여전히 건재했다.
전남의 주전 골키퍼로 27경기에 출전해 실점을 30점에 묶었다. 무실점 경기를 8번했고 경기당 실점률은 1.11점으로 팀의 '백업' 골키퍼인 김민식(2.10점)보다 준수했다.
지난 7월에는 K리그 통산 700경기 출전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당시 김병지는 777경기 출전을 목표로 내걸고 현역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700경기 기자회견에서 "정말 쉽지 않다. 지금까지 24년 인생보다 앞으로 남은 77경기가 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병지는 올 시즌을 706경기로 마감했다. 아직 71경기가 남아있지만 벌써부터 큰 재계약 불발이라는 큰 난관에 부딪혔다.
동갑내기 친구이자 전남의 지도자인 노 감독은 "솔직히 올해 시합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마음이 안타깝다. 충분히 더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데"라며 아쉬워했다.
한편, 노 감독과 함께 전남 선수들을 이끌던 김태영(45) 코치도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코치는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일찍이 노 감독에게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노 감독의 곁을 든든히 지키던 70년생 친구들은 한꺼번에 팀을 떠났다.
"하루가 험난하네요"라는 노 감독의 한숨이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