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정의화 국회의장은 19일 "(선거법 개정이) 23일을 넘기면 4·13 국회의원총선거가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국회 집무실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주승용 원내대표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선거를 4월13일에 해야하는데 23일을 넘기면 연기가 안 될 것이라고 말하기 곤란하다"며 "기도하는 심정으로 23일까지 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될 수 있도록 양당이 조치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가 합의를 하면 선거구 획정위가 구획을 정하고 이를 반영한 공직선거법이 국회 안전행정위를 거쳐 23일까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사실 오늘(19일) 여야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선거구획정위 역시 여야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국회의장이 양당 협의없이 어떤 기준을 던진다고 해도 100% 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그 경우 의장 개입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정 의장은 "그것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현재로서는 없다"며 "그래서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번주까지 안 되면 특단의 조치를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장이 나서려면 여야 합의를 바탕으로 어떤 기준을 정하돼 결과가 좀 못마땅하더라도 선거구획정위에 압력을 넣어 부결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야 한다"며 "그런 약속조차 없으면 의장으로서는 속수무책"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는 이에 앞서 정 의장에게 "(선거구 획정이 안 되고 있는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자 국회 비상상황"이라며 "의장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주승용 원내대표 역시 "오는 23일까지는 어떻게든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해줘야 한다"며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선거구를 구획하다보면 두 당에 유리한 쪽으로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남의 경우 3개 선거구가 인구미달이어서 2개 의석을 주는데, 이 경우 3개 선거구만 갖고 조정해야지 전체 22개 지역구를 같이 조정하면 아무 문제 없는 선거구까지 조정된다"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그런 부분은 선거구획정위원들이 판단할 수 밖에 없다"며 "그것을 이래라저래라 할 권한은 국회의장도, 양당도 없다"고 답했다.
안 대표는 정의화 의장과의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정 의장이)23일을 넘기면 총선을 연기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했다"며 "23일 본회의에서 의결되도록 의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완전히 낙관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정말 비정상적인 상황이고,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헌법재판소 판결도 지키지 않는 국회가 어떻게 존재의미를 가질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회가 선관위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받도록 한 것도 사실 법이 없는 상태에서 불법적 일을 저지르라고 떠넘긴 것"이라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국민의 참정권이 심각하게 침해받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