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기연 기자]KBO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 김광현(28·SK 와이번스)과 장원준(31·두산 베어스)이 나란히 100승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날 이룬 기록이지만 두산 경기가 3시간 먼저 진행된 탓에 김광현이 먼저 고지를 밟았다.
김광현은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4피안타(2피홈런) 1사사구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해 승리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1997년 송진우(은퇴)와 2015년 장원삼(삼성)에 이어 역대 3번째 왼손투수 100승을 달성했다.
오른손 투수까지 합치면 26번째이지만 역대 3번째로 어린 나이에 달성한 기록이다. 왼손투수 중에선 단연 최연소, 거기에 SK 투수 중에서도 최초 기록이다.
쉽지 않았기에 더욱 값졌다. 김광현은 "힘들게 이겨서 더 기분이 좋다. 홈런 2방을 맞았지만 야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점수를 내는 모습에 감동을 받고 더 힘껏 던졌다"며 감사를 표현했다.
앞서 김광현은 지난 19일 넥센전에서 6이닝 동안 호투를 펼치고도 투런홈런을 맞아 1-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기록 도전에 실패했다.
두번째 도전이었고, 오후 5시 경기에 두산 베어스의 장원준이 통산 99승에서 같은 기록에 도전해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김광현은 솔로포 2방을 헌납하며 '아홉수'에 걸리는 듯 했지만 팀 동료들이 NC의 외국인 에이스 에릭 해커를 상대로 필요할 때마다 점수를 뽑아줬다. 위기 상황에서는 호수비로 힘을 보탰고, 결국 SK가 3-2로 승리해 통산 100승(57패1홀드)을 안았다.
이어 이날 오후 5시에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도 좌완 100승 투수가 탄생했다. 장원준이었다.
장원준은 이날 선발 등판해 6⅓이닝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한화 타선을 봉쇄했다. 직구(35개)와 슬라이더(32개)를 중심으로 체인지업(16개)과 커브(11개)를 적절히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였다.
장원준은 KBO 리그에서 1987년 김시진(전 삼성)을 시작으로 27번째로 개인통산 100승 기록을 달성했다. 왼손투수로는 불과 몇 시간 앞선 김광현에 이어 4번째가 됐다.
데뷔 13년 만에 쌓은 금자탑을 세운 장원준은 "김광현이 먼저 기록을 달성했지만 순서에는 큰 의미가 없다"며 "100승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100승이 생각보다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그냥 한 경기 이겼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150승을 하는 것이 목표다. 이후에는 200승까지도 도전해 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