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기연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54년 만에 이란 정상회담을 가진 가운데 이번 수교가 한·이란 선수 교류에도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에는 전국적으로 약 3500개의 태권도장이 있다. 태권도 수련 인구가 2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대중적인 스포츠다. 하디 사에이는 이란의 태권도 영웅으로 추앙받는 선수다.
또 이란은 전통적으로 축구와 농구, 배구 등 구기종목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축구와 농구, 배구 등 한국대표팀은 그동안 여러 국제대회에서 이란에 덜미를 잡혀 분루를 삼킨 게 적지 않다.
이번 수교를 통해 스포츠 교류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이란에는 여러 종목에서 좋은 재목의 선수가 많다. 무엇보다 빠르고 힘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한국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다"고 역설했다.
현재 한국의 대표적인 프로 스포츠 종목인 축구, 농구, 배구에서 이란 출신의 선수는 없다. 미국과 유럽 쪽엔 간혹 이란인 선수가 보이지만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지금까지는 한·이란의 문화와 종교 등 이해도가 떨어져 양자 모두 서로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체육계에선 실력있는 이란 선수의 영입을 어떻게 볼까.
농구계 한 관계자는 "농구 트라이아웃은 미국에서 열린다. 이란 선수들의 경우, 과거에 미국 비자 문제로 번거로워서 아예 지원을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원래 미국과 이란이 껄끄럽지 않았나. 이란 선수들이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는 것을 꺼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 선수들을 영입할 경우 언어와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 현실적으로 이란 선수를 데리고 있으면 통역을 따로 고용해야 하는데 그 정도 비용을 지불하게 할 만한 기량 높은 선수가 없다"고 귀띔했다.
축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K리그는 에이전트를 비롯해 구단들이 기본적으로 남미와 유럽, 일본 정도 외에는 선수 풀로 보지 않는 편이다. 이란뿐 아니라 중동 선수들이 한국에 올 이유도 없다. 중동은 유럽 다음으로 몸값이 센 편이다"고 설명했다.
배구 역시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이란 배구 선수중에 뛰어난 선수는 있다. 그런 선수들이 유럽으로 진출하지 한국으론 오지 않는다. 우리 프로배구 스카우터들도 그쪽으로 시선을 주지 않는다"며 "문화적인 차이도 있고, 팀워크면에서도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능성은 있지만 미개척지나 다름없어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스포츠계에선 아직까진 이란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을 받아들이기엔 어려운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