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재규 기자] 이른바 '3세 경영'체제를 구축한 대신금융그룹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지역 민방을 통해 일선 학교교실에 설치하는 스마트 스쿨 구축사업에 영향력을 행사, 사업 시행권을 따낸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업은 2년여전 교육부의 스마트 스쿨 구축사업이고, 각 시도 교육청별로 한 해 20억원 안팎의 연차별 예산사업인데, 의혹이 사실이라면 부군의 별세 이후 회장자리에 오른 현 대신금융그룹 이어룡(63) 회장이 기회가 있을때마다 강조해온, '천년을 가는 기업'으로 성장시켜가겠다는 의지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행태라는 점에서 비난을 비켜가기 어렵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증권업황에 찬바람이 휘몰아칠 때 직원들을 300여명이나 감축하는 상황에서도 증권업계 최고의 연봉 챙기기로 빈축을 산 바 있다.
22일 교육부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2년 총 예산 2조원 규모의 스마트스쿨 구축 사업을 발표한 뒤 이듬해부터 전국 1만여개 초 중 고등학교 교실에 디지털 기술로 첨단화한 시설을 갖추기로 하고 첫해인 지난 2013년 집행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시도 교육청에서 제대로 시판되지 않은 제품으로 입찰에 나서거나 구형 솔루션을 공급하는 일, 혹은 입찰과정상의 미숙한 행정처리로 인해 국가 조달법규를 위반하거나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수의계약' 의혹을 사기도 했다.
같은 해, 이 스마트스쿨 사업을 위해 총 18억원 사업비가 책정된 전라남도교육청의 경우 당시 모두 7개 통신업자들이 단독 혹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 치열한 경쟁을 보인 가운데 행정 착오로 인해 'D' 정보통신(주) 등 2개의 업체가 선정되기도 했으며, 나머지 탈락 업체들이 감사원 등 감사기관에 진정을 내면서 최근까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을 정도다.
전남도교육청은 이 사업으로 인해 지금까지 모두 5차례 감사원 감사를 받아야 했으며, 또다른 감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결국 2개 업체가 조달물량을 반씩 나누어 납품하고 설치 완료하고 이듬해 2월 검수까지 마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이 사업 참여자 결정에 'K' 지역 방송 등 유력인들의 조정과 외압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실정이다. 문제의 'D' 정보통신업체가 바로 대신증권 이 회장의 사별한 남편 양회문 전 회장의 막내 여동생 남편, 곧 현 이 회장의 시누이 양회경씨의 남편(시매부) 이기 때문이다.
이 'K' 지역방송 배후에는 이어룡 회장의 대신금융그룹 산하 대신증권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 방송사 양회천 회장은 대신금융그룹 이 회장의 시아주버니 관계다. 즉, 외압설의 배경에는, 지역 민방을 주무르는 큰 손이 대신증권이고, 지역 유력인의 범주에 있는 이 민방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다.
이 사업자 선정과 관련,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이 문제로 인해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각종 감사청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계약 당시 7개 신청업체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개정된 법률상의 서식을 이해하지 못해 오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시 증빙자료 미제출로 선정되지 못해 줄기차게 이의를 제기하는 곳이 있지만 선정과정에 어떠한 외압은 없었던 걸로 안다"며 외압설을 부인했다.
지난 2004년 9월 대신증권 회장으로 취임했던 이어룡 회장. 한 해 전 현대그룹 회장으로 선임된 현정은 회장과 비슷한 인생경로(남편의 별세로 회장에 오른 일)를 보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그녀가 고 양재봉 대신증권 창업주의 가업을 이어나가는 과정에서 족벌경영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50년 가업을 준비하게 될 것인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한편, 전남도교육청은 사업 시행 첫해인 지난 2013년 16억원의 사업비를 전액 교육부로부터 지원받아 스마트스쿨 사업을 설치 완료했으며, 이후 2014년 5억원, 2015년 10억원 등 모두 31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시범사업을 완료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도내 초 중 고 총 800여개 학교에 1실 이상 스마트스쿨을 설치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