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경숙 기자]‘작가 한강(46․사진)의 '채식주의자'가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의 인터내셔널 부문(국제상)을 차지한 뒤 다른 맨부커상 수상작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온오프라인서점 교보문고(대표 이한우)에 따르면 한 작가가 맨부커상을 받은 17일 이후 맨부커상 수상작들의 판매량이 전주(10~16일)보다 약 2.7배 늘었다. 하루 평균 17권 팔리던 책들이 '채식주의자' 수상 이후 47권씩 팔려나갔다.
현재 맨부커상 수상작이 한국어로 번역돼 정상판매되고 있는 책은 모두 45종, 64권이다. 한 작가에 앞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받은 앨리스 먼로와 필립 로스 작품 모두 포함됐다. 품절판 또는 거래종료된 소설이 18종이다.
24일 기준 역대 맨부커상 수상작의 판매순위 1위는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다. 국내에 맨부커상 수상작으로 소개된 이후 영화로 개봉, 인기를 끌었다. '채식주의자'와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가 뒤를 잇고 있다.
교보문고는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수상한 이후 판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중이라 순위는 조만간 바뀔 것"이라고 봤다.
맨부커상은 영국 연방과 아일랜드, 짐바브웨 국적의 작가를 대상으로 한 영국의 문학상으로 출발했다. 나중에 작가의 출신 지역을 개방했다.
2005년부터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추가했다. 그동안 작가에게만 수여했으나 올해부터 작가와 함께 번역가에게 공동 수여했다. 한 작가와 '채식주의자'를 영문으로 번역한 데버라 스미스가 첫 수혜자다.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들은 국내에서도 출간됐다. 이스마일 카다레는 8종, 치누아 아체베는 4종, 앨리스 먼로는 4종, 필립 로스는 16종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와 작품도 국내에 소개됐지만,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해 품절판 되는 사례도 많았다"며 "한강의 '채식주의자' 수상으로 인해 맨부커상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면서 수상작들의 출간이 잦아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채식주의자' 해외 출간도 늘고 있다. 한 작가의 에이전시인 KL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는 "'채식주의자'는 27개국 계약이 됐고 라트비아어와 인도 남부의 소수민족 언어 등으로 번역하고 싶다는 제안이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