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평창올림픽의 결실인 대북특사 파견을 앞두고 뉴욕 한인사회ㆍ중국ㆍ일본을 중심으로 ‘4월 한반도 전쟁위기설’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4월과 8월 그리고 12월 세 차례에 이어 네 번째 위기설이다.
5일 뉴욕 한인사회의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뉴욕 거주 한인들을 중심으로 한국 내 오피스텔 등을 처분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뉴욕 친구 몇몇이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고, 예정됐던 아파트 입주를 포기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이 소식통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개인정보 차원 등으로 확인해줄 순 없다고 했지만 “뉴욕 한인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4월 미국의 대북 선제 타격론의 영향일 것”으로 짐작했다.
중국 소식통은 좀 더 구체적인 사실을 알려왔다. 이 소식통은 “중국군은 몇 달 전 동북3성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펼쳤다”며 “이에 미국 쪽에서 훈련 목적을 묻는 질문이 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즉시 중국군 훈련 담당은 “유사시 우리나라(중국)를 방위하기 위한 것일뿐이다”고 답했다. 미국 측은 이를 믿지 않고 “우리는 판문점을 통해서 들어가, 판문점을 통해서 내려올테니 경계를 풀어줄 것”을 중국측에 요청했다고 한다.
일본은 미국이 4월내로 북한을 타격한다는 소문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지난 4일 취재진과 만난 재일교포 사업가는 “일본 방송과 언론 등에서 연일 이 같은 전쟁 분위기를 몰아가며 선정적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재일교포들뿐만 아니라 일본 경제계에서도 한국의 사정을 자주 묻는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예전에는 이를 웃어넘겼지만, 이번은 다른 분위기 같다”고 불안해했다.
현재 이 같은 소문을 뒷받침할 증거는 확인된 바 없다. 반면 한반도전쟁설을 뒷받침할 확실한 근거인 주한미군 측은 별다른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군사 작전을 시작하기 전 주한 미국인을 먼저 철수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이를 위해 한반도 철수 작전인 ‘커레이저스 채널’을 매년 1~2차례 실시한다. 주한 미국인 긴급 철수 작전이 시작되면 20만명으로 추정되는 미국 국적 민간인들은 여권 등의 서류를 갖춰 서울 용산기지 등 전국 18개 집결지와 대피 통제소에 모인다.
대피 1순위인 주한미군의 배우자와 직계 가족, 군무원, 미 정부 관료는 미 공군의 수송기를 타고 본국으로 탈출한다. 2순위인 미국 시민권자는 한국군이 제공하는 열차편을 타고 부산으로 가서 수송선에 오른다.
취재진과 연락이 닿은 주한 미국인들 누구도 본국으로부터의 긴급 철수 작전 명령을 전해들은 바 없다고 확인해줬다.
지난해 일본 외무성도 한반도 유사시에 따른 주한일본인 피난대책을 발표했지만, 일본내 위기론 고조에도 불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왜 유독 일본과 중국은 호들갑을 떠는 걸까. 전직 외교 전문가는 “과거에도 일본 언론들은 한반도의 이슈 때마다 위기설을 지피고 중국의 전문가들이 맞장구를 쳐줬다”고만 말했다.